[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부산광역시가 조례 제정과 정부 협의까지 마친 ‘부산형 손자녀 돌봄수당’ 사업이 예산 확보에 막혀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업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은 갖춰졌지만 정작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서 정책이 실행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종철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 의원(국민의힘·기장군1)은 제338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부산형 손자녀 돌봄수당은 행정적·제도적 준비를 모두 마쳤음에도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멈춰 있는 상태”라며 2027년 본예산 편성과 조속한 사업 시행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현재 부산시가 부모급여와 아이돌봄서비스, 시설 돌봄 등 다양한 양육 지원 정책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제도만으로 모든 돌봄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맞벌이 가정의 퇴근 지연이나 아이의 갑작스러운 질병, 방학과 휴원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는 결국 조부모가 돌봄을 맡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를 인용하며 친인척을 포함한 조부모가 손자녀를 돌보는 비율이 9.9%에 달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조부모 돌봄은 이미 우리 사회의 중요한 돌봄 체계 가운데 하나”라며 “손자녀 돌봄수당은 조부모에게 돌봄 책임을 떠넘기려는 정책이 아니라, 가족 안에서 이뤄지는 돌봄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기 위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은 물론 광주와 경남에서도 이미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부산도 더 이상 사업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부산은 사업 시행을 위한 사전 절차도 대부분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기존 정부 돌봄사업을 보완하는 ‘틈새돌봄’ 형태로 사업을 설계했고,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협의도 완료했다. 관련 조례와 사업계획 역시 이미 마련됐다.
그러나 2026년 본예산에는 손자녀 돌봄수당 관련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조례를 만들고 정부 협의까지 마쳤는데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이 멈춘다면 시민들이 체감할 정책은 결국 종이 위 계획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예산이 한 차례 편성되지 않았다고 이미 준비를 마친 정책까지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7년 본예산 반영 △구·군 재정 여건을 고려한 안정적인 재원 마련 △국비사업 전환을 위한 중앙정부 건의 등을 부산시에 요구했다.
박 의원은 “조부모들은 보상을 바라며 손자녀를 돌보는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 헌신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며 “2027년에는 손자녀 돌봄수당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부모와 조부모, 아이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부산형 돌봄정책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부산시가 예산과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