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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하동서 12세기 고려 은제유물 출토…국내 희귀 사례

은제반구형 병·은제금도금 주자와 받침·은제 완 모습. [사진=여주시]

[아이뉴스24 임정규 기자]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변 일대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은 12세기 고려시대 은제 유물이 대거 출토됐다.

여주시와 여주도시공사는 28일 여주 하동 190-1번지 일대 '여(주)행(복) 스테이션' 건립 사업 부지 내 유적 발굴조사 현장에서 출토된 중요 유물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의 허가를 받아 재단법인 한양문화유산연구원이 수행 중인 이번 발굴조사 지역은 남한강 남안에 접해 있으며, 조선시대 여주 관아 권역과 인접한 곳이다.

그동안 여주 시내 지역에서는 체계적인 발굴조사가 이뤄진 사례가 없어, 이번 유적은 향후 주변 일대 발굴조사의 중요한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유물 출토 당시 모습. [사진=여주시]

조사단에 따르면 해당 부지 내 3개 문화층에서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주거지와 건물지 등이 다수 확인됐다.

특히 12세기 고려시대 문화층에 속하는 매납유구 2곳에서는 대형 도기 항아리 내부에 은제반구형병 11점과 은제금도금 주자 및 받침, 은제완 등이 온전히 보관된 상태로 발견됐다.

이번에 출토된 은제반구형병은 국내에서 유사한 형태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희귀하며, 입구 측면에는 제작자 또는 공헌자의 이름으로 추정되는 명문이 새겨져 있어 사료적 가치를 더한다.

또 한 쌍을 이루는 은제금도금 주자와 받침은 연봉형 뚜껑을 갖추고 있다.

은제금도금 주자와 받침 모습. [사진=여주시]

이처럼 출토 맥락이 명확한 국내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형태상으로는 미국 보스턴 미술관이 소장한 '은제금도금 주자와 받침' 및 중국 남송대 유물과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는 것이 조사단의 설명이다.

유물에 대한 XRF(형광 X선) 성분 분석 결과, 순도 97% 이상의 고순도 은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교한 금도금 기법과 높은 순도의 재료는 당시 최고 수준의 제작 기술과 경제력을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조사단은 이 유물들이 인근 여주 하리 삼층석탑(보물)과 관련된 불교 유물이거나 남한강 나루터 물류 시설과 연관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발굴된 유물들은 한양문화유산연구원 수장고에 임시 보관 중이며, 향후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보존과학센터의 정밀 보존처리를 거쳐 국가에 귀속될 예정이다.

강병학 한양문화유산연구원장은 "이번 발굴 성과는 고려시대 여주지역의 위상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중요한 학술적 성과"라며 "국내에 사례가 거의 없는 은제반구형병과 은제금도금 주자 및 받침은 고려시대 금속공예 기술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시 관계자는 "공익적 목적의 여행스테이션 건립 과정에서 문화유산적 가치가 높은 유물이 출토된 만큼, 향후 건물 내에 안내 패널과 모형을 전시해 시민과 방문객들이 이번 발굴 성과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주=임정규 기자(jungkuii@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