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아프리카에 이어 남미를 잇달아 방문하며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남반구 신흥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신흥시장 선점과 공급망 다변화,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확대를 위한 현장 경영 행보로 풀이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중남미 공급망과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이번 일정은 이재명 대통령의 미주 순방 경제사절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브라질은 현대차의 중남미 핵심 생산·판매 거점이다. 현대차는 현지 전략 차종인 'HB20'과 '크레타'를 앞세워 연간 약 20만 대를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만나 11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현지 사업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정 회장은 브라질 방문에 앞서 지난 20일에는 서아프리카 거점인 가나를 찾아 아산테 왕국의 오툼푸오 오세이 투투 2세 국왕과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가나는 현대차가 2022년부터 CKD(반조립) 공장을 운영 중인 서아프리카 전략 거점이다.
업계는 정 회장이 아프리카와 남미를 직접 찾는 배경으로 신흥시장 선점 전략을 꼽는다. 북미와 유럽 등 기존 핵심 시장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글로벌 사우스로 시장을 확대해 판매 기반을 다변화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실제 브라질은 연간 신차 판매량이 200만 대를 웃도는 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이며, 아프리카 역시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에 힘입어 현재 연간 100만 대 수준인 시장 규모가 2030년 이후 200만 대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통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의미도 크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미와 유럽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남미와 아프리카 등 새로운 성장 거점을 확보해 대외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선점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브라질 정부는 탈탄소 정책의 일환으로 친환경차 생산과 투자를 지원하는 '무버(Mover)'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으며, 에탄올 기반 플렉스 하이브리드와 수소 모빌리티를 미래 성장 분야로 육성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수소 모빌리티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들 시장의 친환경 전환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흥시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도 글로벌 사우스를 중심으로 판매와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