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본경선에 돌입한 가운데 김민석 당 대표 후보가 제기한 '신천지 전대 개입설'을 놓고 24일 친명(친이재명)·친청(친정청래)계 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김 후보가 경쟁자인 정청래 후보를 겨냥해 내놓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친명계 측은 "의혹 정도가 아니라 충분히 사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고 친청계 측은 "(김 후보는) 말로 혹세무민 말고 증거를 제시하라. 전당대회를 더 이상 혼탁하게 만들지 마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2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신천지 전대 개입설은) 의혹 정도가 아니라 충분히 사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였을 때)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를 잡으러 가평까지 갔었던 적이 있다. (신천지에는) 절대 이재명을 성공시켜선 안 된다는 기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 사회 정당의 의사 결정을 완전히 왜곡시키는 불법적인 행동이기 때문에 진실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면서도 "다만 전쟁의 수단으로 쓰이면 안 된다"고 했다.
친명계인 강득구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떤 종교 세력도, 어떤 조직도 민주당 당원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이중 당적을 이용한 조직적 개입 가능성도 이번 기회에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전대) 본경선이 시작되는데 특정 종교 세력의 전대 개입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당 안팎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 문제는 더 이상 후보 간 공방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책임 있게 판단할 일은 당의 몫"이라며 "당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당원들에게 투명하게 설명해 주시길 바란다. 사실이면 엄중히 조치하고 사실이 아니면 분명하게 오해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친청계 문정복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귀한 우리 민주당원에게서 신천지 굴레를 벗겨달라"며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종교단체의 전국 사무소, 집회 장소 등의 주소와 당원 명부 주소를 중복 검사해 실체를 점검한 결과 확인된 명부는 없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문 최고위원은 또 최근 '신천지 개입 제보 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밝힌 친명계 이건태 의원을 겨냥해 "근거가 없으니 제보해 달라는 희대의 코미디가 벌어지고 있다"며 "국민과 당원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근거가 아니라면 지금 너무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친청계인 박규환 최고위원은 "마치 우리 당이 신천지에 포획된 정당이라도 되는 양 주장하며 국민의힘에 맞장구치고 나섰다"며 "우리 당이 왜 이런 모욕을 당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도대체 언제, 어떻게 그 많은 신천지 신도가 유입됐다는 것인지, 무슨 일을 했다는 것인지 증거부터 제시해야 한다"며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가 주거니 받거니 군불을 때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무리 급하더라도 당에 위해를 끼치는 일만큼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며 "과거 우리는 일부 못난 후보들이 먹던 우물에 침을 뱉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양잿물을 들이붓는 경우까지 목격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즉시 관련 후보자 조사에 착수해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후보자 자격 박탈 등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윤리감찰단도 즉각 조사에 착수해 해당 행위 여부를 판단하고 엄중히 책임을 물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인 이성윤·최민희·한민수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말로 혹세무민하지 말고, 증거를 제시하라"며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고, 반명(반이재명)하는 자가 반명 아니냐"고 김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김 후보는) 국민의힘이 아닌 우리 민주당에 조직적 신천지 입당이 이뤄진 증거를 제시하고, 조직적 입당을 신천지와 공모한 사람이 누군지 지목하라"며 "그렇게 할 자신이 없다면 신천지 타령은 그만하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후보의 신천지 발언을 근거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수사하라고 선동하고 나섰다"며 "빨리 근거를 대라. 근거가 없다면 당권에 눈이 멀어 국민의힘에 억지 공격의 빌미를 줘 당의 명예를 훼손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직격했다.
당 지도부는 양측 최고위원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며 당장 조사 착수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현 상황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신천지 개입설 관련) 근거가 있고 조사 필요성이 있으면 해야 한다"며 "사무총장 이하 실무팀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민주당이 지난해 12월 약 500만 명의 당원 정보를 조사했지만, 특정 종교단체 주소와 동일한 사례는 4건에 불과했고, 유의미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4건이 신천지에 해당한다는 거냐'라는 질문에는 "그건 모른다"며 "그런 종교단체가 한둘인가"라고 답했다. 다만 당이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주소지에 제한된다는 점도 인정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분명한 제보나 근거가 있으면 당에서 조사하거나 수사를 의뢰할 수 있다"면서도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입당했을 경우 수사 의뢰가 되지 않으면 확인이 쉽지 않다"고 했다.
한편, 정교유착을 수사하던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가 신천지 신도들의 민주당 가입 정황을 수사 하고 있는 것으로 이날 알려지면서 당 대표 후보 사이 공방은 더 격화될 전망이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19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번 전당대회의 본질은 결국 위장한 반명 분열주의 및 신천지와의 대회전"이라고 주장한 데에 이어 20일, 21일에도 "반명(반이재명), 분열주의, 신천지의 3자 비밀 연합을 깨는 것이 이번 전대의 본질"이라며 연일 정 후보를 겨냥한 공세에 나서고 있다.
김 후보는 전날 강원도청 기자단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예비후보가 압축되면 전당대회 초반의 여러 현안에 대해 한 번 정리해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며 자신이 제기한 신천지 전당대회 개입 의혹의 근거 공개 시점도 언급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 후보가 정 후보의 이름을 한 번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친명(친이재명)계에서 정 후보의 당 대표 시절 '통일교·신천지 특검'이 무산된 점 등을 이유로 본격적인 쟁점화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