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제조업에서 피지컬 인공지능(AI)의 핵심은 개별 로봇을 지능화하는 것을 넘어 공장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운영하는 데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로봇과 생산설비, 센서, 물류 시스템을 AI가 실시간으로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이 차세대 제조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영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는 23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피지컬 AI와 지속가능성' 국제심포지엄에서 "제조 피지컬 AI는 공장 전체를 하나의 지능형 로봇으로 다루는 개념"이라며 "모든 기계와 센서, 로봇, 물류 시스템을 하나의 AI 기반 운영 두뇌 아래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제조 피지컬 AI는 단일 휴머노이드 로봇 중심의 일반적인 피지컬 AI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가정이나 서비스 공간에서 활동하는 범용 로봇은 개별 작업의 성공률이 중요하지만, 제조 현장에서는 자율이동로봇(AMR), 협동로봇, 컨베이어, 센서 등 서로 다른 장비가 정해진 생산계획에 맞춰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에 따라 제조 피지컬 AI의 성능도 생산량과 설비종합효율(OEE), 공정 주기 등 공장 전체의 운영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개별 로봇의 성능보다 여러 장비 사이의 연계와 안정적인 생산 운영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제조업이 대량생산과 컴퓨터 기반 설계·가공, 필요한 제품을 필요한 만큼 낭비를 최소화해 생산하는 린 생산, 스마트공장을 거쳐 AI가 공장 운영을 자율적으로 최적화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마트공장이 설비와 데이터를 연결하는 단계였다면 자율공장은 AI가 생산계획과 장비 움직임을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시대'에 해당한다.
KAIST가 개발한 AI 로봇 통합 운영 플랫폼 '카이로스(KAIROS)'도 소개했다. 카이로스는 생산로봇과 물류로봇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계해 공장을 운영하는 피지컬 AI 플랫폼이다.

확장형 플랫폼인 '카이로스-X'는 반도체와 배터리·디스플레이, 자동차, 물류창고를 주요 적용 분야로 삼고 있다.
공중물류장치(OHT), 무인운반차·자율이동로봇(AGV·AMR), 3차원 셔틀, 휴머노이드 등 종류가 다른 장비를 통합 관리해 생산 상황에 따라 작업과 이동 경로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AI가 센서와 설비 데이터를 분석하고, 관리자는 필요한 경우 명령을 내리는 구조다.
제조 피지컬 AI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는 강화학습과 디지털트윈을 결합한 가상학습, 시각·언어·행동(VLA) 모델과 월드모델,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이 제시됐다.
디지털트윈에서 생산 차질과 물류 병목 등 다양한 상황을 미리 학습한 뒤 실제 공장 운영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산업 확산을 위해서는 제조사마다 다른 로봇과 제어기, 센서의 규격을 연결할 표준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한국의 AI 오케스트레이션·디지털트윈, 중국의 대규모 로봇 구축, 일본의 제어기·센서 및 표준화 역량을 결합해 한·중·일이 개방형 제조 피지컬 AI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공학한림원과 중국공정원, 일본공학한림원이 공동 개최했다. 한·중·일 공학계 전문가들이 피지컬 AI를 활용한 제조혁신과 지속가능성, 데이터 인프라, 정책·규제 및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