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기준을 현행 '주택수'에서 '보유주택 합산가액'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가액기준 과세가 도입될 경우 30억원짜리 고가주택 1채 보유자와 10억원짜리 주택 3채 보유자간 세 부담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1주택자 기본공제와 고령·장기보유 세액공제, 초고가·비거주 주택에 대한 과세 세부기준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납세자별 실제 세 부담은 갈릴 전망이다.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23일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과세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택수 대신 보유주택 합산가액을 기준으로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행 종부세 과세체계는 주택수에 따라 공제액과 세율을 차등 적용한다. 기본공제액 경우 1가구1주택자는 공시가격 12억원, 다주택자는 합산 공시가격 9억원까지 적용받는다.
이 공제액을 차감한 금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60%)을 곱해 과세표준을 산정한 뒤 보유 주택수별 세율을 매기는 방식이다. 나아가 1가구1주택자는 고령자나 장기보유 요건을 충족할 경우 최대 80% 세액공제 혜택까지 추가로 받는다.
이로 인해 전체 보유가액이 30억원으로 같더라도 1채를 보유한 사람이 3채를 보유한 사람보다 낮은 세율과 높은 공제혜택을 적용받아 왔다.
만약 과세기준이 가액으로 개편돼 두 보유자에게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면 다주택자에 대한 세율상 불이익은 완화된다. 10억원짜리 3채 보유자 세 부담이 줄어들거나 30억원 1채 보유자와 세액격차가 축소될 수 있는 구조다.
반면 30억원짜리 1채 주택이 '초고가주택'으로 분류될 경우 해당 보유자 세 부담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초고가 기준 신설, 1주택자 기본공제 축소, 실거주 여부에 따른 세액공제 차등화 등이 함께 검토될 경우 비거주 초고가 1주택자 부담은 한층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1주택자 기본공제(12억원)와 최대 80% 세액공제 혜택이 유지된다면 두 그룹간 세금이 완전히 같아지기는 어렵다. 결국 세 부담 변화폭은 세율기준 변경뿐만 아니라 공제제도 개편을 함께 손보느냐에 달렸다.
한편 보유세가 강화될 경우 양도소득세 개편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양도세 개편 없이 보유세만 인상할 경우 집주인들이 매각을 미루는 '동결효과(매물잠김)'가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세제를 개편하더라도 시장충격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세제를 집값억제 수단으로 활용하면 시장충격과 조세저항이 커질 수 있다"며 "보유세를 손질하더라도 양도세와의 관계, 실거주여부, 납세자 부담능력을 함께 반영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