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현창민 기자] 정부의 콩나물콩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확대 방침이 제주 생산 농가에 깊은 시름을 안겨주고 있다.

정부는 지난 13일 국내에서 부족한 물량을 낮은 관세로 수입하는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을 기존 1만 7450톤에서 2만 7450톤으로 1만 톤 늘리기로 했다. 늘어난 물량에는 세계무역기구(WTO) 양허관세율 487% 대신 5%의 저율관세가 적용된다.
위성곤 도지사는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을 만나 농가 보호대책을 건의했다.
위 지사는 콩나물콩 정부수매단가(40㎏ 1등급 기준) 18만 6400원에서 20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현재 논 재배에만 적용되는 전략작물직불제를 밭에서 재배하는 콩까지 확대하는 제도 개선과 함께 농가·농협과 수요업체 간 계약재배 인센티브 지원 사업 도입 등을 건의했다.
제주는 전국 콩나물콩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최대 주산지로, 올해 제주 콩 파종면적은 지난해보다 약 25% 늘어난 4200㏊로 예상된다. 국산 콩나물 도매가격은 수입산에 비해 두 배가량 높은 가격이 형성돼 있고, 추가로 수입되는 물량(1만 톤)도 지난해 제주 전체 콩 생산량 4074톤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정부수매단가는 정부가 농가에서 콩을 사들일 때 적용하는 값으로 국산 콩 가격의 기준선 역할을 한다.
전략작물직불제는 특정 작물을 심은 농가에 재배면적만큼 지원금을 주는 제도로, 논에 콩을 심으면 1㏊당 200만원을 받지만 밭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경지면적의 99.9%가 밭인 제주는 2023년 제도 시행 이후 사실상 지원이 전무한 상태다.
계약재배 인센티브는 농가에 우량종자를 우선 보급하고 생산자단체에 선별·저장·가공 기반시설을 지원해 안정적인 생산과 판로 확보를 돕는다.
위 지사는 "단순한 물가 관리 차원을 넘어 농민들의 안정적인 삶과 지속 가능한 생산기반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며 "이미 파종이 끝난 상황에서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지 않도록 정부가 적정한 수매가격을 제시해 농가가 안심하고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제주도가 건의한 콩 수매 가격과 관련한 의견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제주=현창민 기자(cmi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