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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나는 왕이었다', 희곡으로 재탄생한다⋯"단종보다는 홍위라는 이름 먼저 기억하길"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청소년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장편소설 '나는 왕이 아니었다'가 장편희곡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22일 공연계 등에 따르면 서예일 작가는 자신의 청소년 장편소설 '나는 왕이었다'가 장편희곡으로 재탄생했다고 밝혔다.

연극과 무용극 공연을 염두에 두고 집필된 이번 서 작가의 작품은 조선 제6대 왕 단종의 마지막 하루를 다루면서도, 역사 속 '비운의 왕'이 아닌 17세 소년 왕의 인간적인 마지막 모습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청소년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장편소설 '나는 왕이 아니었다'가 장편희곡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사진=서예일 작가]

장편희곡 '나는 왕이 아니었다'는 단종이 영월 관풍헌에서 죽음을 맞기 전날 저녁부터 마지막 아침까지를 배경으로 한다.

현대의 열일곱 살 소년이 시간을 넘어 관풍헌에 나타나 죽음을 앞둔 17세 단종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과거의 역사를 바꾸기 위해 찾아온 현대의 17세 소년이 마지막 17세 소년 왕의 순간을 지키며 삶과 죽음, 권력과 인간의 의미를 10대 소년 입장에서 풀어나간다.

원작 소설과의 차별성도 분명하다. 소설이 570년전으로 빙의한 현대 청소년이 단종의 삶을 직접 체험하는 서사라면, 희곡은 17세의 두 소년을 중심으로 마지막 사약을 받기 직전의 극을 압축하는데 집중했다.

무대적 장치 역시 상징성을 더한다. 17세에 죽은 현대 소년은 단종문화제에서 단종으로 선발돼 입었던 곤룡포 차림으로 등장하지만 실제 왕은 아니다. 반면 진짜 왕인 17세 단종은 평복을 입고 무대에 선다. '왕의 옷을 입은 가짜 왕'과 '평복을 입은 진짜 왕'이라는 대비는 권력의 상징보다 인간의 존엄을 드러내는 장치로 활용된다.

현대 소년이 홍위에게만 보이는 존재라는 설정도 작품의 특징이다. 금부도사 등다른 등장인물들은 소년을 인식하지 못하고, 오직 홍위와 관객만이 그의 존재를 함께한다.

작품은 기존 단종 서사와도 결을 달리한다. 정치와 권력의 대립보다 열일곱 살 두 소년의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보며, "단종에게는 신하와 백성은 있었지만 화랑 관창 같은 친구는 없었다"는 상상에서 그려냈다. 역사는 바꿀 수 없지만 마지막 순간만큼은 혼자가 아니었다는 설정을 통해 역사적 비극을 17세 인간의 이야기로 확장했다.

서 작가는 "'나는 왕이 아니었다'는 단종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작품이 아니라 왕이라는 이름에 가려진 열일곱 살 소년 홍위를 기억하기 위한 작품"이라며 "관객들이 공연장을 나설 때 '단종'보다 '홍위'라는 이름을 먼저 떠올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