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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만 웃는 줄 알았더니…스판덱스도 회복, 효성 '겹호재'

AI 데이터센터발 전력기기 호황에 효성중공업 수주잔고 15조원
홍해 물류 차질에 중국산 스판덱스 경쟁력 약화…효성티앤씨 수혜
中 감산에 스판덱스 판가 반등…2분기 영업익 140% 뛸 듯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효성그룹이 전력기기에 이어 섬유 사업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기기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공급과잉으로 부진했던 스판덱스 업황까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다. 특히 효성티앤씨는 중동 분쟁에 따른 글로벌 물류 차질과 중국 업체들의 수출 경쟁력 약화, 석유화학 기반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맞물리며 수익성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티앤씨의 튀르키예 스판덱스 공장 전경. [사진=효성]

효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효성중공업은 전력기기 호황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전력망 투자와 데이터센터 증설이 확대되면서 변압기 등 전력기기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1분기에만 15조 1000억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하며 성장성을 입증했다. 특히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 현지(멤피스 공장)에서 765kV급 초고압 변압기 생산 체인을 구축한 점도 경쟁력으로 작용 중이다.

여기에 효성티앤씨까지 실적 개선을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룹 전체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실적 회복을 이끄는 핵심 사업은 스판덱스다. 스판덱스란 고무처럼 높은 탄성과 신축성을 가진 합성섬유로, 운동복과 수영복, 속옷 등 신축성이 필요한 의류에 주로 사용된다.

스판덱스는 그동안 중국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공급과잉에 시달렸다. 수요 증가보다 공급 확대 속도가 빨라지면서 제품 가격과 수익성이 악화됐고, 효성티앤씨 역시 실적 변동성이 커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공급 측면의 부담이 완화되면서 업황이 바닥을 통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 분쟁에 따른 물류 차질은 스판덱스 시장의 공급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 등으로 홍해와 수에즈 운하 이용이 제한되면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주요 해상 운송 경로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선박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면서 운항 기간과 물류비가 늘었고, 글로벌 해상운임도 상승했다.

이 같은 물류 부담은 세계 최대 스판덱스 생산국인 중국 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산 제품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왔지만, 운송 기간이 길어지고 해상 운임까지 상승하면서 저가 물량을 해외로 밀어내기가 이전보다 어려워졌다. 반면 튀르키예, 베트남, 인도, 브라질 등 주요 수요처 인근에 생산 거점을 확보한 효성티앤씨는 물류 차질을 상대적으로 줄이며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중국 업체들의 감산과 재고 축소는 스판덱스 업황 회복의 또 다른 촉매로 작용했다. 공급과잉으로 누적됐던 재고가 줄어든 데다 생산업체들의 공급 조절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완화됐다. 이에 따라 하락세를 이어가던 스판덱스 판가가 반등하면서 효성티앤씨의 수익성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원재료 가격 상승 역시 스판덱스 업황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중동 분쟁으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등 석유화학 기반 합성섬유 가격이 상승했고, 상대적으로 스판덱스의 가격 경쟁력이 부각됐다. 기능성 의류와 스포츠웨어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의류 제조사들이 제품 성능과 원가를 고려해 스판덱스 혼용률을 높이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 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효성티앤씨의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2조 2000억원, 영업이익 1300억원이다. 이대로 실적이 나온다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3%, 영업이익은 140% 증가하게 된다. 전력기기 사업의 호황에 이어 스판덱스 사업까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효성그룹이 전력과 소재 사업에서 동시에 호실적을 누리는 겹호재 국면에 집입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