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국민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거주하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관리비 운영을 보다 투명하게 하고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관리비 횡령과 회계 부실, 계약 비리 등을 근절하기 위한 법률 개정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을)은 공동주택 관리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관리비 집행 과정에 대한 외부 감시를 확대하고 관리주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관리비 관련 서류 조작이나 은폐 행위에 대한 처벌을 현실화해 공동주택 관리제도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70% 이상은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공동주택은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국민 다수의 재산이 집중된 생활 기반인 만큼 관리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는 주거복지와 재산권 보호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이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입주자 동의를 통해 외부 회계감사를 면제받을 수 있어 관리비 운영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가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같은 제도적 허점은 회계 부실과 관리비 유용, 불투명한 계약 체결 등 각종 분쟁과 비리의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특히 주택관리사 등 관리책임자가 고의로 입주민에게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끼치거나 금품수수 등 중대한 비위를 저질러도 대부분 자격정지 처분에 그쳐 실질적인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점 역시 제도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관리비 집행의 근거가 되는 회계장부와 증빙자료를 허위 작성하거나 폐기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역시 상대적으로 미약해 관리비 운영의 투명성을 담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국토교통부와 전국 16개 시·도가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전국 19개 공동주택 단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합동 특별점검에서는 회계서류 미보관, 임의 수의계약, 관리비 집행 절차 위반 등 다수의 법령 위반 사례가 적발됐다. 조사 결과 총 38건에 대해 현장 시정조치가 내려졌으며 이 가운데 19건은 과태료 부과 절차가 진행되는 등 공동주택 관리의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개정안은 공동주택 관리 전반에 대한 감독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우선 모든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에 대해 정기적인 외부 회계감사를 의무화해 감사 면제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고 관리비 운영을 상시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도록 했다.
또 관리책임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입주민에게 막대한 재산상 피해를 입히거나 금품을 수수하는 등 중대한 비위를 저지를 경우 기존의 자격정지 대신 자격취소까지 가능하도록 제재 수준을 대폭 강화했다.
이와 함께 관리비 관련 회계장부와 증빙서류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고의로 훼손·은폐·폐기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 기준을 강화해 관리비 집행 전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도록 했다.
최근 정부 역시 공동주택 관리 투명성 강화를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집합건물 관리비 부당이득 개선과 공동주택 관리체계 개선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으며 이번 개정안 역시 이러한 정책 기조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태준 의원은 "공동주택은 국민 대다수가 생활하는 공간인 만큼 관리비는 생활비와 다름없는 민생 문제"라며 "입주민들이 매달 납부하는 관리비가 단 한 푼도 낭비되거나 사적으로 유용되지 않도록 투명한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의적인 회계 조작과 장부 은폐, 관리비 비리는 공동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이번 법 개정을 통해 관리비 운영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입주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공동주택 관리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공동주택 관리비 운영의 투명성이 한층 강화되는 것은 물론, 관리책임자의 윤리성과 책임의식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관리비 집행 과정의 상시 감시체계가 구축되면서 입주민의 알 권리와 재산권 보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