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쿠팡 인천 물류센터 화재를 둘러싸고 '스프링클러 미작동'과 '방화셔터 오작동', '누전 발화' 등 각종 추정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소방당국은 현장 도착 당시 스프링클러와 방화셔터가 모두 작동한 상태였다고 밝혔고 정확한 발화 원인은 합동감식 이후에야 규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화재 원인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사실처럼 소비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8일 인천 서구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허석경 인천서부소방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장 도착 당시 방화셔터가 내려와 있었고 스프링클러도 작동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것이 화재 확산을 막기에 충분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소방당국은 스프링클러가 적정 시점에 작동했는지 방화구획이 얼마나 제 기능을 했는지는 화재 진압 이후 합동감식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재 직후 온라인에서는 "방화셔터가 내려오지 않았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 "평소 전선이 타는 냄새가 났다", "지난 4월 누전 사고가 있었다"는 등의 주장이 잇따랐다.
그러나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물류센터 관계자들은 지난 4월 누전 사고는 없었으며 차단기 이상으로 전력이 일시 차단됐다가 곧바로 복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현장 증언이 온라인을 거치며 사실처럼 확대 재생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방 전문가들은 스프링클러나 방화셔터를 화재의 '성패'를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한다. 방수량과 적재 환경, 화재 규모에 따라 진압 효과가 달라지고, 방화셔터 역시 일정 시간 화염 확산을 늦추는 역할일 뿐 초고온 상태에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메자닌(중이층) 구조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메자닌 구조를 쿠팡만의 문제로 보는 시각에는 선을 긋는다.
시장조사업체 인더스트리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메자닌 물류시설은 약 42만개에 달한다. 미국에서만 18만개 물류센터가 이 구조를 적용하고 있으며 국내 대형 이커머스와 택배사 물류센터도 대부분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국토가 좁고 물동량이 많은 국내에서는 메자닌 구조가 사실상 표준"이라며 "이번 사고는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물류센터 안전기준 전반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현재 연소 확대를 막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화재 진압이 끝나는 대로 소방청과 국립소방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이 참여하는 합동조사단이 정확한 발화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이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