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완전한 이상향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조정이 작가는 이 질문을 화폭 위에 던졌다. 그리고 그 답을 꽃과 나비라는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언어로 풀어냈다.

13일 개막한 대구아트파크 갤러리 나무(관장 하종국) 기획 '조정이 초대전'은 화려한 꽃 그림 전시를 넘어 인간 존재와 영혼, 자유를 성찰하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은 전시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오는 8월 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초대전에는 화사한 꽃을 중심으로 한 대표작들이 전시된다. 대표작인 'Unforgettable Memories'를 비롯한 작품들은 분홍과 흰색, 노란색 꽃들이 화면 가득 피어나며 보는 이에게 따뜻한 위안과 생명의 에너지를 전한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작품을 마주하면 단순한 꽃 그림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죽음 이후에도 이상향을 향해 날아가고 싶다"…꽃과 나비에 담긴 철학
조 작가의 작품 세계는 '초월'에서 출발한다.
그는 작가노트를 통해 "존재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종교적 신념보다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철학적 탐구에 집중하는 그는 죽음 이후 육체의 한계를 벗어난 영혼이 이상향을 향해 자유롭게 날아가는 모습을 한 마리 나비에 투영한다.
꽃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과 희망을 상징하며, 나비는 집착을 내려놓고 자유를 향해 날아가는 존재가 된다.
결국 그의 작품은 자연을 그린 회화가 아니라 인간이 꿈꾸는 가장 순수한 이상향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하나의 철학적 서사다.
조정이 작가의 작품은 색채가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연분홍과 순백, 노란 꽃잎은 부드럽게 화면을 메우지만 결코 과하지 않다.
붓질 하나하나에는 섬세한 생명력이 살아 있고 꽃들은 서로 어우러지며 하나의 거대한 생명의 숲을 완성한다.
한국적인 꽃과 자연을 소재로 삼았지만 표현 방식은 현대적이다.
입체감 있는 색면과 유려한 붓 터치는 동양적 정서와 서양 회화 기법이 자연스럽게 융합되며 독특한 조형미를 만들어낸다.
전시장 전체는 마치 현실과 꿈의 경계에 들어선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회화에서 도자까지…'불'을 통해 완성되는 또 다른 예술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부분은 회화에 머물지 않는 작가의 작업 세계다.
조 작가는 평면 회화를 흙 위에 표현한 뒤 재벌 소성을 거쳐 새로운 예술 오브제로 완성하는 작업도 함께 이어가고 있다.
불을 거치며 새롭게 태어나는 작품은 단순한 도자기가 아니라 회화와 공예가 결합된 또 하나의 예술 언어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변화'와 '재탄생'이라는 자신의 철학을 더욱 입체적으로 구현한다.

◆"꽃은 아름다움을 넘어 삶과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조정이 작가는 "꽃을 그리는 이유는 아름답기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꽃은 피고 지지만 다시 피어난다. 인간 역시 삶 속에서 수없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난다"며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며 잠시라도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자신만의 이상향을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비는 자유를 상징한다.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회화와 도자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으로 초월적 세계를 계속 표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정이 초대전은 단순히 '예쁜 꽃 그림'을 감상하는 전시가 아니다.
화려한 꽃들은 결국 인간 존재를 향한 질문이며, 자유를 향한 나비의 날갯짓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희망을 상징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삶과 꿈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
조정이 작가가 피워낸 꽃들은 그래서 더욱 오래 기억된다. 한여름 대구 도심에서 만나는 가장 따뜻한 위로이자 가장 아름다운 사색의 공간이다. 조정이 초대전은 8월 1일까지 대구아트파크 갤러리 나무에서 계속된다.
한편 조정이 작가는 이번 초대전이 여덟 번째 개인전이다.
2026년 포브초대전과 대구아트파크 갤러리 나무 초대전을 비롯해 대구정부종합청사 초대전, 대백프라자갤러리 개인전, KT 협업 디지털전 등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하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올해에도 대구문화예술회관 '예인의 숨결전', '기억의 존재전', 대구미술제, 프랑스 툴르즈 디아츠 정기전, 141갤러리 Spring 컬렉션전 등 국내외 다양한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The Arts, 예인회, 수성미협, 대구미협, 한국조각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대백프라자 문화센터 출강을 통해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대구=이창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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