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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청산 위기' 김광일 MBK 부회장, 네파·고려아연 이사회 겸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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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이어 핵심 소재기업까지…MBK 경영방식 확산 우려
네파·고려아연 등 장기 투자기업 의사결정 적절성 논란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홈플러스가 사실상 청산 위기에 몰리면서 오랜 기간 홈플러스 경영을 맡아온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의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김 부회장이 현재도 네파와 고려아연 등 MBK 투자기업의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대형 유통기업의 회생 실패를 초래한 경영진이 다른 주요 기업의 의사결정에도 계속 관여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광일 MBK 부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MBK파트너스-메리츠 경영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광일 MBK 부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MBK파트너스-메리츠 경영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법원은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 성과가 부족했고 회생계획 이행에 필요한 2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조달에도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일부 사업부 매각도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매출 감소세까지 이어지면서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크다고 봤다.

향후 14일 안에 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홈플러스는 사실상 청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의 중재 시도도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사태의 배경으로 MBK파트너스의 경영 방식을 지목한다.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산을 담보로 한 차입매수(LBO) 방식을 활용했다. 이후 점포 등 부동산 자산 매각과 활용을 중심으로 경영을 이어왔고, 이에 따른 막대한 금융비용이 결국 경영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됐다는 분석이다.

장기 경쟁력 확보와 투자 확대보다 단기적인 재무 성과와 투자금 회수에 치중한 결과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김광일 부회장은 2015년 MBK의 홈플러스 인수를 주도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인수 이후 홈플러스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오다 지난해 1월 공동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직접 경영 전면에 나섰다. MBK 인력이 홈플러스 최고경영진에 파견된 첫 사례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재무·관리 부문을 맡아 금융비용을 줄인 뒤 매각 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김 부회장이 홈플러스뿐 아니라 네파, 롯데카드 등 MBK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의 이사를 동시에 맡고 있다는 점을 두고 우려도 적지 않았다. 다수 기업 이사 겸직에 따른 책임 문제와 함께 기업의 장기 성장보다 투자수익 회수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 같은 우려는 김 부회장 취임 약 1년 만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2년간 1조원을 투자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점포 등 자산을 지속적으로 처분해 차입금을 상환했다. 직원 수도 인수 직전 약 2만5000명에서 회생 신청 직전 1만8000명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 과정도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통해 약 3000억원을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회생계획을 세웠지만 실제 매각가는 하림그룹에 약 1200억원 수준에 그쳤다.

또 긴급운영자금(DIP) 조달 역시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 김병주 MBK 회장의 보증 여부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결국 법원은 지난 3일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직원은 물론 납품업체와 입점 소상공인, 국민연금과 전단채 투자자 등도 대규모 피해 가능성에 직면하게 됐다.

시장 신뢰에도 타격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지난 2일 MBK에 대해 직무정지 등 중징계안 원안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감원은 MBK가 홈플러스에 투자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조건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출자자(LP)의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홈플러스에 유리한 방향으로 계약을 변경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일 MBK 부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MBK파트너스-메리츠 경영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홈플러스 동대문점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김 부회장이 현재도 여러 기업의 이사회에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는 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김 부회장은 지난해 대규모 해킹 사태로 논란이 됐던 롯데카드에서도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었다.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MBK 투자기업의 경영 방식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네파 역시 김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 중인 기업이다. 네파는 최근 높은 이자 부담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며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관심은 고려아연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2025년 3월부터 고려아연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고려아연은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오는 2029년까지 미국 핵심광물 제련소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게르마늄과 갈륨 등 첨단소재 생산시설 확대를 진행 중이다.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국가 핵심 소재산업이라는 특성상 단기 투자금 회수를 중시하는 사모펀드식 경영이 적합한지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와 노동계에서는 MBK가 고려아연 경영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경우 '제2의 홈플러스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국가 핵심 산업의 경쟁력이 훼손될 경우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최근 홈플러스 노동조합과 연대 투쟁을 선언했다. 업종은 다르지만 MBK 경영 방식이 고용 안정성과 기업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공통된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혜영 진보당 의원도 지난 1일 고려아연 노조와 면담한 자리에서 "MBK 등 투기자본의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국회에도 투기자본 규제 법안을 발의한 상태"라며 노조 측 우려에 공감의 뜻을 밝혔다.

/송대성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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