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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의 문화인사이트]‘노맥락’이라는 잘파들의 놀이, 큰 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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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서병기 기자] “동궁 야호!”

이 무슨 소리인가? 이걸 알면 신세대고, 모르면 쉰세대다. 8일 여의도 한 호텔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컬트 판타지 사극 ‘동궁’ 제작발표회에서 MC 박경림이 외친 말이다. 이는 엄청난 홍보 효과로 돌아온다.

‘동궁’에서 왕으로 나오는 조승우는 “남주혁, 노윤서가 알려줬다. 집에서 연습했다”면서 "야호"를 외치며 그룹 리센느의 ‘거제 야호’ 포즈를 취했다.

물론 ‘동국 야호!’는 걸그룹 리센느(RESCENE)의 ‘거제 야호(Geoje Yahoo~!)’ 밈에서 나왔다. ‘거제 야호!’는 올해 최고의 노맥락 대박 콘텐츠다.

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중앙그룹과 미래 콘텐츠의 주요 소비층인 Z세대 콘텐츠 이용 실태를 조사한 ‘Gen Z 콘텐츠 이용 5대 트렌드’를 내놓았는데, 그 중 하나가 ‘노(NO)맥락’(Paradox of Context)이다. 콘텐츠를 볼 때 웃기는 장면이 있으면, 개연성이나 현실성이 떨어져도 상관없다는 신세대적 취향이다. 숏폼 콘텐츠 소비가 많아지니, 노맥락은 충분히 용납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장르 드라마들은 죄다 판타지다.

걸그룹 리센느 [사진=더뮤즈엔터테인먼트]

‘거제 야호’도 얼마나 ‘노맥락’인지 다시 돌아보자. 리센느의 리더 원니(원이)가 유튜브 채널을 찍는데 일본인 멤버 미나미가 갸루(Gyaru) 콘셉트 분장을 하고 출연했다.

거제 출신인 원니가 차안에서 미나미의 과한 스타일을 보고 "너 이러고 거제 가면 거제 시민들한테 혼난다"고 말했다. 이에 미나미가 갸루 말투로 "거제~ 야호~!"라고 엉뚱하게 받아치며 독특한 시그니처 손동작을 선보였다. 여기서 ‘야호’는 산에서 외치는 메아리가 아니라, 일본 젊은 층이 쓰는 인사말 '얏호(やっほー)'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러니 "거제 안녕~"이라는 뜻이다.

구세대 입장에서 보면 이게 뜬다는 게 의아하다. 하지만 엄청 떴다. 이 노맥락 콘텐츠의 폭발적인 조회수로 인해 지자체 홍보대사 위촉과 음원 차트 대역주행까지 이뤄내고 있다.

리센느가 2024년 8월에 발표했던 타이틀곡 '러브 어택(LOVE ATTACK)'이 숏폼 챌린지와 입소문을 타고 주요 차트를 역주행하고 있다. 강호동은 ‘아는 형님’에서 이를 패러디했고, 효연도 유튜브 ‘효연의 레벨업’에서 한국식 야호와 갸루식 야호의 차이점을 보여주었다.

리센느 멤버들은 갑자기 바빠졌다. 대세 신인 걸그룹이 됐다. SBS ‘문명특급’ 등 예능 프로그램 섭외가 잦아졌다. 리센느는9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리메이크 싱글 '프리티 걸(Pretty Girl)' 무대를 방송 최초로 선보인다.

거제시는 리센느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지난 5월 멤버 전원을 거제시 공식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콘진원은 리센느를 지난해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보드게임콘의 홍보대사로 위촉한 데 이어 올해도 또 한번 홍보대사를 맡겼다. 그리고 바로 ‘밈’이 터졌다. ‘거제 야호’ 열풍이 이렇게 급속히 확산되어 갈 줄 누가 알았을까?

가수들이 음악을 띄우는 데는 팬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도 유효하다. 2017년 ‘프로듀서 101’ 시즌2를 통해 데뷔한 11인조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Wanna One)때만 해도 ‘간섭팬덤’을 근간으로 했다. 자신들이 육성했기 때문에 “감놔라 배놔라” 현상이 강하다. 이는 엄청난 자본으로 환산된다. 최애에 대한 유대, 신뢰, 지지가 만들어내는 사회문화경제적 가치가 엄청나다. 콘진원은 이를 ‘애착자본’으로 불렀다.

워너원은 데뷔도 하기 전에 팬덤이 형성됐다. 강다니엘은 워너원 활동을 끝낸 2019년 솔로 데뷔 음반을 내고 50만장 넘게 팔았다. 콘텐츠 산업에서 애착자본 관리의 중요성은 매우 중요하다. 팬의 애착은 기대가 무너질 때 매우 빠르게 리스크로 전환되기도 한다. 동시에 노맥락 콘텐츠를 띄우는 일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돌출성 노맥락 콘텐츠는 로컬과 글로벌을 동시에 충족시킬 가능성도 높아 가성비 높은 비즈니스이기도 하다.

/서병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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