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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국내 유류가 하락세…석유 최고가 폐지론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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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종전 MOU 이후 국제유가 70달러 대로 안정세
전국 평균 휘발유가 2000원대 깨져 1898원까지 하락
전쟁보험료·운임 부담 여전…실질 원유 도입비용은 100달러선
정부, 4주간 추이 살핀 뒤 논의…호르무즈 정상화가 변수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국제유가와 국내 유류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폐지 논의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정부가 그동안 제시해 온 최고가격제 해제 조건 가운데 국제유가 안정은 상당 부분 충족됐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통항 정상화 여부가 제도 폐지 시점을 결정할 마지막 변수로 꼽힌다.

산업통상부는 그동안 국제유가의 배럴당 90달러대 유지 여부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중동 전쟁 종결 등을 최고가격제 해제 여부를 판단할 주요 요건으로 제시해 왔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기름 값이 1800원대로 내려선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기름 값이 1800원대로 내려선 모습 [사진=연합뉴스]

우선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MOU 체결 이후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지난 3일 싱가포르 현물시장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3.80달러를 기록했으며,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72.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쟁 과정에서 한때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최고가격제를 도입·유지해야 할 가격 측면의 필요성은 상당 부분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유류 가격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적용되는 7차 석유 최고가격을 직전보다 리터당 150원씩 인하했다. 이에 따라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은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조정됐다.

최고가격 인하와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한때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섰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리터당 2006원 수준이었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최고가격 인하가 적용된 27일 1996원으로 내려선 뒤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98.28원으로 전일보다 4.52원 하락했다. 7차 최고가격 인하 직전과 비교하면 열흘가량 만에 리터당 100원 이상 낮아진 셈이다.

경유 가격 역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지난달 25일 리터당 1998원으로 2000원 아래로 내려선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가격은 리터당 1886.05원으로 전일 대비 4.51원 낮아졌다.

국제유가와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동시에 하향 안정화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최고가격제의 종료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고가격제는 국제유가 급등이 국내 판매가격에 미치는 충격을 제한하기 위한 비상조치인 만큼 시장 가격이 안정될 경우 제도를 장기간 유지할 필요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 빠져나와 운항 중인 HMM 컨테이너선 다온호 [사진=마린트래픽, 연합뉴스]

산업부도 이같은 상황을 최고가격제 폐지에 대한 긍정적 조건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7차 최고가가 유지되는 4주간 시장 상황을 충분히 지켜본 뒤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국제유가 하락분이 정유사 공급가격과 주유소 판매가격에 온전하게 반영되는 데 일정한 시차가 있는 데다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통항 정상화 여부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MOU 체결 이후 현재 전면적인 봉쇄 상황에서는 벗어났지만 선박이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자유롭게 운항하는 정상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실제 지난달 25일 이란이 호르무즈를 지나려던 싱가포르 화물선 에버러블리호를 무인기(드론)로 피격해 종전 MOU 체결은 사실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 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핵심 통로인 만큼 통항 불안이 재차 커질 경우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정유업계 특성상 해협의 통항 상황은 국제유가뿐 아니라 실제 원유 도입 안정성과도 직결된다.

이와 맞물려 국제유가는 배럴당 60~70달러대로 내려앉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부과되는 전쟁위험 보험료와 운임 상승분 등을 감안하면 국내 정유사의 실질적인 원유 도입 비용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기욱 산업부 자원안보실장은 "향후 4주간 추이를 보며 폐지 시점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통항 상황과 국제유가 추이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한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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