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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봉은 항의의 도구인가"…순천시의회 '초유의 반출' 남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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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배정 갈등 넘어 의회 민주주의·품격 논란 확산

[아이뉴스24 이경환 기자] 순천시의회에서 본회의를 진행하는 의사봉이 의원에 의해 회의장 밖으로 반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지방의회의 품격과 민주적 의사표현의 한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제29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한 초선 의원은 자신이 희망했던 도시건설위원회에 배정되지 않자 의장석으로 향해 의사봉을 들고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회의는 잠시 중단됐지만 의회사무국이 준비한 예비 의사봉으로 속개됐고, 상임위원장 선출 등 원구성은 예정대로 마무리됐다.

순천시의회, 제296회 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순천시의회 인터넷방송 화면 캡쳐]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의사봉은 회의 진행을 위한 도구를 넘어 지방의회의 질서와 권위를 상징하는 상징물이기 때문이다.

지역 시민들은 "의원이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표현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의사봉을 들고 회의장을 나가는 모습은 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줬다"며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도 시민이 지켜보는 정치의 일부"라고 입을 모았다.

한 시민은 "의회는 토론과 설득으로 결론을 만드는 곳인데, 물리적인 행동으로 항의를 표현하는 것은 시민들이 기대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상임위원회 배정 과정에서 당사자가 충분히 설명을 들었는지, 이의를 제기할 기회가 있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절차적 공정성 역시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의회 안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의원은 "상임위원회 배정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의원의 권리지만, 회의를 상징하는 의사봉을 반출하는 것은 의회 전체의 권위를 훼손할 수 있는 행동"이라며 "시민들에게 성숙한 의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원구성 과정에서 의견 충돌은 어느 의회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결국 해결은 회의 규칙과 협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의원 개인의 항의가 의회 운영 자체를 흔드는 방식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지방의회의 의사 진행 절차와 갈등 조정 시스템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상임위원회 배정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과 협의가 있었는지, 이의 제기 절차는 적절히 보장됐는지 등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논란의 핵심은 상임위원회 배정의 적법성 여부를 떠나, 시민의 대표인 지방의원이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방식이 과연 민주적 절차와 의회의 품격에 부합했는가에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의회는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그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 역시 시민들이 평가하는 정치의 모습이다. 이번 '의사봉 반출' 사태는 지방의회가 시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무엇보다 절차와 품격을 함께 지켜야 한다는 과제를 다시 한번 던지고 있다.

/광주=이경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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