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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세 장벽 비웃은 기술력…'식물성 메로나' 유럽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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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 높은 EU 유제품 규제, '100% 식물성 대체 원료' 기술로 정면 돌파
5년 새 수출액 19배 급증…'메로나·국화빵' 앞세워 까다로운 대륙 저격
빙그레·롯데에 CJ까지 가세…정체된 국내 시장 넘어선 '신성장 모멘텀'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국내 빙과업계가 유럽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은 유제품 규제와 통관절차, 냉동물류비 부담 등으로 국내 빙과업체들에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혀왔으나 최근 현지기준에 맞춘 식물성 제품을 앞세워 수출전선을 넓히고 있다.

유럽은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 문화가 발달해 소비자 눈높이가 높고 현지 대체재도 풍부한 시장이다. 아직 전체 빙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진입장벽이 높은 EU(유럽연합)시장에서 K-빙과가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빙그레가 '시알 파리'에 참여해 식물성 메로나를 알렸다. [사진=빙그레]
빙그레가 '시알 파리'에 참여해 식물성 메로나를 알렸다. [사진=빙그레]

2일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한국 아이스크림·빙과류의 EU 수출액은 2020년 18만2700달러(약 2억8400만원)에서 2025년 344만9500달러(약 53억5600만원)로 5년새 약 19배 증가했다. 같은기간 수출물량 역시 48.7t(톤)에서 985.2t으로 20배이상 늘었다.

성장세는 가파르지만 절대적인 규모는 아직 작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빙과 수출액은 1억1873만5000달러(약 1844억원)로 사상 처음 1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는 전체 수출액이 1억5000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수출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EU는 아직 미국이나 동남아에 비해 매출비중이 낮은 초기시장에 가깝다.

국내업체들이 그동안 유럽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가장 큰 배경은 유제품 규제장벽이다. 유럽지역은 수입 유제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국내 아이스크림 제품 상당수에는 우유 등 유성분이 포함돼 있어 현지 기준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냉동제품 특성상 제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에서 저온을 유지해야 하는 콜드체인(냉동물류) 비용부담도 악재로 작용해왔다.

국내기업중 유럽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빙그레다. 빙그레는 유럽의 비관세 장벽을 넘기 위해 수년간 다양한 식물성 원료 배합을 실험한 끝에 기존 아이스크림에서 유성분을 제외하고도 특유의 맛을 그대로 구현한 식물성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빙그레는 2023년부터 네덜란드,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을 중심으로 '식물성 메로나' 수출을 본격화했다. 2024년 식물성 메로나의 상반기 유럽지역 매출액은 2023년 연간 매출액의 3배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빙그레는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10개국에 진출해 있다. 네덜란드의 주요 유통채널인 '알버트 하인'을 비롯해 독일 '고 아시아', 영국 '오세요' 등 아시안 마트 체인망을 중심으로 입점을 확대하는 추세다.

유럽 대표 식품박람회를 통한 바이어 접점도 늘리고 있다. 빙그레는 2024년 '시알 파리', 2025년 '아누가' 등에 잇달아 참가해 식물성 메로나와 식물성 붕어싸만코 등을 선보이며 글로벌 바이어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유럽지역은 아직 초기 확대단계인 만큼 단기적인 수치보다 식물성 제품을 중심으로 현지시장에서 수출기반을 차근차근 넓혀가고 있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며 "유럽시장을 K-아이스크림과 식물성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검증하고 확장할 수 있는 중요한 성장거점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웰푸드 역시 식물성 제품을 필두로 유럽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현재 '식물성 국화빵'과 식물성 디저트 브랜드 '조이' 3종 등 4개 제품을 유럽에 수출중이다. EU의 복합식품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획단계부터 식물성 배합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전통 빙과업체뿐 아니라 식품 대기업인 CJ제일제당도 유럽 냉동 디저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CJ제일제당은 2024년 8월 유럽시장에서 '얼티브 모나카' 아이스크림 판매를 시작했다. 얼티브 모나카는 개발단계부터 식물성으로 기획돼 유럽 수출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규제대응 부담이 적었다.

현재 이 제품은 H마트, 오세요 등 현지 유통채널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최근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팥맛과 말차맛 등 신제품 2종을 추가로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주력으로 하지 않는 CJ제일제당이 유럽에서 냉동 디저트를 선보이면서 K-푸드 수출외연이 디저트영역으로 본격 확대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식품업계에서는 유럽시장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 하면서도 현재로선 시장안착을 위한 초기단계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최근부터 유럽시장 판매가 본격화된 것은 맞지만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다만 국내 빙과시장 성장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진입 난도가 높은 유럽시장에 '식물성'이라는 카드로 새로운 판로를 열었다는 점은 중장기적 모멘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진했다.

/구서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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