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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의 문화인사이트]‘잇걸’들의 경연장 ‘킬잇’의 사회적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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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서병기 기자] 스타일 크리에이터 대전쟁인 tvN ‘킬잇’은 흥미롭다. 총 12부작중 8회까지 공개되면서 프로그램 정체성이 본격 드러나고 있다. ‘킬잇’은 엄청난 대중적 반응이 나온 건 아니지만, ‘패피’(패션 피플) 사이에서는 큰 인기다. 이들은 “간만에 차려입고 나왔어. ‘킬잇’처럼”이라는 말을 유행처럼 사용한다. 여기서 ‘킬잇’은 잘 차려입고, 멋있고, 트렌디하며, 핫하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대한민국에 패션에 관한 탤런트가 넘치는 여성들이 이렇게 많은지 놀랐다고 한다. 100% 공감한다. 이 말을 필자 관점에서 보면, 너무 다양하고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는데, 어떤 인물은 자칫 묻힐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든다.

tvN '킬잇' [사진=tvN]

‘킬잇’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그와는 다른 제작의 당위성도 있다. 브랜드 컨설턴트 노희영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큰손 노희영’에서 “K-팝, K-드라마, K-웹툰 등 K-콘텐츠가 크게 히트한 것에 비해 우리 중소기업 제품을 너무 못 팔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K-뷰티나 K-패션 제품이 너무 남발돼 스스로를 깎아 먹지 말고 새로운 카테고리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K-패션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킬잇’은 더욱더 제작되어야 한다. 디지털 기반의 1인 셀러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지금, 딱 필요한 콘텐츠다.

‘킬잇’에는 매력있는 패션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나온다. 그 안에는 심리전, 조직, 개인전과 협업, 인간관계 등을 읽을 수 있어 또 다른 인간적 매력으로 작용한다. 하이코스트 미션은 단순히 비싼 옷을 걸치는 작업이 아니라, 그 옷을 입고 동종업계 파티에서 명함을 많이 받아와야 하는 ‘밍글링’이다. 자연스럽게 섞이며 어우러져 교류하는 ‘사회성’까지 볼 수 있다.

최미나수는 ‘솔로지옥5’에서는 존재감을 과시하며 인지도를 높였지만, 여기서는 오히려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다. 처음에는 패션 인플루언서, 스타일리스트, 댄서, 모델 등의 기에 눌린 듯하다.

그렇다 보니 패션전문가로서의 멘트는 거의 없고 “자신있다”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 등의 말만 한다. 최미나수는 다르게 보면 성장 캐릭터로서의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1세대 인플루언서 요요와 ‘피지컬:100’에 출연한 다샤는 ‘선수들’이다. 최미나수가 아마추어라면, 이들은 프로페셔널이다. 모델로서의 재능과 비즈니스적인 감각이 고루 발달돼 있다. 특히 요요는 탈락 위기를 기회로 포착해 레이블을 레드에서 블랙으로 옮기며 에너지 넘치는 활약으로 팀 분위기를 살렸다. 백화점과 협업한 ‘글로벌 시티룩 기획전 미션’의 사전 온라인 투표에서도 요요는 LA핫걸룩과 발리비치룩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개척해나가는 요요의 모습은 매우 진취적이다.

반면, 서현은 모델로서는 난공불락이다. 178㎝의 우월한 비주얼과 아우라, 도도한 분위기 등 모든 걸 갖췄다. 하지만 비즈니스 감각은 뒤져있다. 패션모델로만 머물러있다. 입혀주는 것 입겠다는 건 자신만의 스타일이 부족한 거다. 백화점 팝업존에서 고객을 유인할 때도 최미나수 옆에만 붙어있었다. 나라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서현은 앞으로 비즈니스 마인드만 장착된다면 엄청난 힘을 발휘할 것이다.

아이돌 스타일리스트 김나라는 좋은 의미로 독특하다. 초읽기에 몰리자 삭발을 감행할 때 “저건 아닌데”라는 걱정스런 심정으로 지켜봤다. 삭발을 하면 그후에도 계속 그런 헤어스타일로 패션을 선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나라는 그런 상태로도 핫하고 트렌디하면서도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개발해내며 항상 1등하는 팀 리더라는 이미지가 형성됐다. 아담한 체구의 김천 출신인 김나라는 자신은 “김밥천국”이라며 주변사람을 즐겁게 한다.

니즈는 하이코스트 미션에서 탈락했지만 요즘 세대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직업이 한 개가 아니라 모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포토그래퍼, 연출가, 자작곡이 있는 가수 등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 AI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요즘 참고해야 하는 캐릭터다.

레이블컬러 팀미션에서 블랙레이블의 보미는 열심히 일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도 욕을 먹었다. 팀원들과 소통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브랜드하우스 므세 대표인 보미는 옷을 잘입어 항상 예쁘장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팀전에서도 액세서리 소품들을 협찬받아왔고, 콘셉트 아이디어도 많이 냈지만 사람들과 함께 일 하는 방법을 몰랐다. 거의 혼자 일을 해오다 보니 팀원들과 계속 어긋나는 모습을 보는 게 안타까웠다.

보미는 리더를 자청했지만, 회의에서 아이돌 무브먼트 디렉터 지원과 소통이 되지 않았고, 올로호요와 고예진, 보우 등 팀원들의 불만을 샀다. 뿐만 아니라 화이트 레이블에 가서 “문해력이 부족하다” 등등으로 블랙팀의 뒷담화를 했는데, 절대 해서는 안될 말이다. 어떤 사람은 별로 일을 하지 않아도 팀원들과 잘 어울리는데, 보미는 그와 정반대가 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게 탈락의 한 이유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인 우와가 하이코스트 미션에서 탈락한 후 남긴 작별소감은 진정성과 겸손함이 묻어있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서병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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