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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돋보기]⑥ 성적 부진만으로 감독 경질 가능할까…홍명보 사퇴가 남긴 법적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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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계약, 위임계약 성격 강해”
해지 사유·절차 미흡하면 손해배상 가능성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32강 탈락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면서 프로스포츠 감독 계약 해지에 따른 법적 쟁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적 부진에 따른 감독 교체는 스포츠계에서 흔한 일이지만 계약 내용에 따라서는 거액의 위약금이나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

신용훈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감독 계약은 명칭보다 실제 계약의 성격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사용자의 지휘·감독 여부와 업무 수행의 독립성, 인사권 행사, 급여 지급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근로계약인지, 민법상 위임계약인지 판단한다는 것이다.

프로스포츠 감독은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 등에서 상당한 자율성을 보장받는 만큼 일반 근로자보다 위임계약 또는 이에 준하는 계약으로 인정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다만 계약 내용과 실제 근무 형태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신용훈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대륜]

감독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단순한 성적 부진만으로 계약을 종료하기는 쉽지 않다. 근로기준법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위임계약이라면 법리는 달라진다. 민법은 원칙적으로 계약 당사자가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에게 불리한 시점에 계약을 종료한 경우에는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신 변호사는 “승률이나 선수단 운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더라도 단순한 성적 부진만으로 곧바로 ‘부득이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구단이나 협회는 감독의 잔여 연봉 상당액 등을 기준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법원도 최근 비슷한 취지의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일방적으로 경질된 한 프로농구 감독이 구단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재판부는 구단이 계약에서 정한 해지 사유와 절차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구단은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잔여 연봉 지급을 거부했지만, 법원은 감독에게 잔여 연봉 약 3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신 변호사는 “스포츠 현장에서는 성적이 감독의 거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법률적으로는 계약이 우선 기준이 된다”며 “계약에서 정한 해지 사유와 절차를 충족하지 못하면 성적 부진만을 이유로 계약을 종료하는 것은 손해배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 선임 계약은 단순히 연봉을 정하는 수준을 넘어 성적 부진이나 선수단 운영 실패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 위험 관리 차원에서 체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정예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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