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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에서 더운 바람이"...쏘나타·K5 차주들 집단분쟁조정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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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노후화 아닌 구조적 설계 결함 의혹…10년 특보 및 수리비 환급 요구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현대자동차 쏘나타와 기아 K5 등에서 에어컨 냉매 누설로 더운 바람이 나오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차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현대차 쏘나타(DN8, 디 엣지)와 기아 K5(DL3) 등 R1234yf 신형 냉매가 적용된 차량의 소유주 61명은 최근 피신청인인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집단분쟁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해당 신청서는 피신청인의 한국소비자원 서울강원지부와 부산울산경남지사에 각각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바포레이터가 부식된 모습 [사진=이철우 변호사]
에바포레이터가 부식된 모습 [사진=이철우 변호사]

신청인들은 정상적인 운행 및 관리 상태에서도 에어컨 냉매가 지속적으로 누설돼 냉방 성능이 저하되거나 상실되는 피해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차량 내 에바포레이터(증발기) 배관 연결부 주변에서 하얀색 분말 형태의 백색 부식 흔적이 반복적으로 발견되고 있으며, 수십만원을 들여 냉매를 재충전하거나 부품을 교체한 이후에도 1년 내외의 기간이 지나면 동일한 증상이 재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 소모품의 자연스러운 노후화가 아닌 구조적 또는 설계상의 결함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에바포레이터 교체를 위해서는 대시보드 전체를 분해해야 하는 고난도 정비가 필요해 소비자들은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150만원의 수리비를 자비로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청인들은 이번 집단분쟁조정을 통해 사측에 공조장치 주요 부품에 대해 출고일 기준 10년 특별보증기간을 보장하고, 자비로 수리 및 냉매 충전을 진행한 신청인들에 대한 비용 환급을 요구했다.

또 냉매 누설 방지를 위한 기술적 개선 대책 마련 및 결과를 공개할 것과 에어컨 작동 시 발생하는 냉매 흐르는 소리 및 쇳소리 등 이상 소음 현상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이번 사건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이철우 변호사는 "에어컨 시스템은 제조사가 설계하고 제작한 밀폐 시스템으로서 소비자가 구조적 결함을 예방할 방법이 전무함에도 그 피해와 수리비 부담이 온전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집단분쟁조정 신청은 비난이나 과도한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냉매 누설 문제에 대한 객관적인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이미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 대한 합리적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을 상대로 한 소비자 분쟁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소비자가 온전히 입증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현 제도적 결함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품질 보증 기간은 지났을지라도, 이번 사안은 단순 소모품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결함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에어컨이 포함된 공조 부품에 대해 제조사가 교체 조치를 취하는 방식으로 기업 차원의 적극적인 피해 구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이어 "과거 강원도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로 손주를 잃은 할머니가 차량 결함을 혼자 입증하려다 결국 패소한 가슴 아픈 사례가 있었다"며 "기본적으로 소비자에게 가혹했던 입증 책임을 제조 기업이 지도록 법적 제도가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변호사는 "1차적으로는 냉매 누설과 에바포레이터 부식에 대한 원인을 소비자가 입증해야 하지만, 소비자 소송의 특성상 정보의 비대칭성이 크기 때문에 최근에는 그러한 부분이 최소한의 입증만으로도 인정되도록 바라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과거 폭스바겐이나 기아의 타 차종 관련 사례에서도 결함 논란 시 리콜 기간을 확대한 선례들이 존재하는 만큼, 이를 토대로 사측의 책임을 주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청 접수가 완료되면 한국소비자원은 60일 이내에 공고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하므로, 이 기간 내에 절차 개시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다만 실제 보상 절차까지 마무리되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과거 대규모 유출로 논란이 된 쿠팡 사태 관련 분쟁도 해결까지 6~7개월이 소요되며 장기화되고 있다"며 "집단분쟁조정의 경우 공고 개시 기간 2주에 공고가 끝난 시점으로부터 90일 등의 법정 처리 기간을 합치면 실제 최종 결정까지는 대략 5~6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의 조정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현대차·기아 측이 이를 수락하지 않을 경우, 차주들이 단체 소송 등 본격적인 법정 공방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철우 변호사는 "이번 조정신청은 향후 정식 소송까지 나아갈 가능성을 열어두고 제기된 것"이라며 "국가 예산으로 소비자의 소송비용을 지원해주는 '소비자 소송지원제도'를 활용해 신청자들과 함께 집단 소송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설재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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