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합성니코틴으로 불리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제도권에 들어왔다. 올해 4월24일 시행한 개정 담배사업법이 두 달간 계도기간을 거쳐 지난달 24일부터 본격 적용되면서다.
개정안 핵심은 담배 정의를 기존 '연초의 잎'에서 '연초 또는 니코틴'으로 확대한 데 있다. 1988년 담배사업법 제정 이후 담뱃잎을 원료로 하지 않은 물질까지 담배로 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합성니코틴 제품에는 온라인 판매금지, 금연구역 사용제한, 광고·전시 규제, 담배소비세 등 각종 세금과 부담금이 적용된다. 전자담배 판매점도 담배소매인 지정을 받아야 영업할 수 있다.
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액상형 전자담배를 법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은 의미 있는 변화다. 그러나 시장은 법보다 빨랐다. 곧바로 유사니코틴과 무니코틴 제품으로 눈을 돌렸다. 세금과 부담금으로 가격이 오른 합성니코틴 대신 규제 밖 제품이 새 선택지로 떠오른 것이다.
유사니코틴은 니코틴과 비슷한 화학구조를 가진 물질이지만 현행법상 담배로 분류되지 않는다. 무니코틴 제품도 이름만 보면 니코틴이 전혀 없는 제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니코틴이나 유사화합물이 포함된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온라인에서 무니코틴을 내세운 액상형 흡입제품 가운데 판매량이 많은 105개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13개 제품에서 니코틴이 검출됐고 12개 제품에서는 유사니코틴인 6-메틸니코틴이 나왔다.
당초 개정안 논의과정에서도 유사니코틴과 무니코틴까지 담배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최종 법안은 합성니코틴만 담배정의에 포함하는데 그쳤다. 급격한 시장위축을 막기 위해 오프라인 판매점에는 최대 2년 유예기간도 뒀다. 그동안 일부사업자들는 영업형태를 바꾸거나 제품구성을 조정하며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합성니코틴 규제는 분명 필요한 조치였다. 그러나 특정성분 하나를 담배정의에 넣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합성니코틴을 규제하면 유사니코틴이 나오고 유사니코틴을 막으면 또 다른 신종성분이 등장할 수 있다. 규제가 성분하나를 뒤쫓는 동안 시장은 이름과 성분을 바꿔 또 다른 사각지대를 만든다.
결국 이번 법 개정은 반쪽짜리 성과에 가깝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제도권으로 편입한 것은 진전이다. 하지만 신종 흡입제품 전반을 관리할 체계는 여전히 허술하다. 소비자가 무엇을 흡입하는지 알 수 있도록 표시기준을 강화하고 니코틴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성분까지 포괄하는 관리기준도 검토해야 한다.
합성니코틴 규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담배정의를 넓힌 만큼 규제시야도 넓어져야 한다. 시장이 새 이름으로 빠져나갈 때마다 뒤늦게 따라가는 방식으로는 소비자 안전도 규제 실효성도 담보하기 어렵다.
/구서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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