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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경보! 비상!…펄펄 끓는 유럽, 비상 선언 이어져 [지금은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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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더 자주·더 오래·더 심각→기후 정책은 미적지근

1991~2020년 평균기온과 비교했을 때 유럽의 6월 22~28일 기온. 무려 12.5도 높은 곳도 발생했다. [사진=ERA5, World Weather Attribution]
1991~2020년 평균기온과 비교했을 때 유럽의 6월 22~28일 기온. 무려 12.5도 높은 곳도 발생했다. [사진=ERA5, World Weather Attribution]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유럽이 펄펄 끓고 있다. ‘유럽 ​​폭염 속보’ ‘독일, 섭씨 40도 훨씬 넘는 고온 예상’ ‘영국, 폭염 경보 발령’ 등 속보와 긴급 경보가 실시간으로 쏟아지고 있다. 기후위기에 특별히 많은 기사를 쓰고 있는 영국 매체 가디언지는 이번 유럽 폭염에 대해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코너까지 만들었다.

10분 전: 이탈리아의 가장 긴 강이 말라가면서 농부들은 가뭄을 우려하고 있다.

35분 전: 수십 년 동안 경고가 있었는데도 유럽은 왜 기온 상승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을까

2시간 전: 폭염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유럽 곳곳에서 극심한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3시간 전: 유럽 도시의 거의 절반이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디언지는 홈페이지를 통해 유럽 폭염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이번 사태가 여러 차례 경고와 지적에도 불구하고 각국이 기후 대책에 미적거리면서 발생한 ‘슬픈 필연성(A sad inevitability)’이라고 진단했다.

기후 과학자들은 이런 ‘슬픈 필연성’을 두고 이제 ‘기후위기가 심각하고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무기력해진다고 했다. 수십 번 말하고, 여러 차례 적극 대응을 주문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자괴감이다.

1991~2020년 평균기온과 비교했을 때 유럽의 6월 22~28일 기온. 무려 12.5도 높은 곳도 발생했다. [사진=ERA5, World Weather Attribution]
유럽을 강타한 폭염 속에서 독일 서부 도르트문트의 도르트문트-엠스 운하에서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과학자 협력기구인 WWA(World Weather Attribution)가 분석한 결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기온이 계절 평균보다 5~12°C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WWA는 폭염, 홍수, 가뭄 등 극단적 기상 이변이 발생했을 때 인류가 초래한 기후 변화(지구 가열화)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 등을 분석하는 과학자 기구이다.

WWA 분석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유럽 도시 854곳 중 45%에서 폭염 기록이 경신됐거나 경신될 것으로 진단됐다. 실제 6월 22~28일 유럽 곳곳의 평균기온은 1991~2020년 평균보다 무료 12도나 높은 곳이 있을 정도였다. 관련 지도만 놓고 본다면 ‘펄펄 끓는 용광로’를 방불케 했다.

가디언지는 유럽 곳곳에서 폭염으로 인한 비상사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한 학부모는 딸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유치원은 이번 주 영국 6월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한 기상 관측소에서 80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유치원 건물이 위험할 정도로 더워질 예정이어서 아이들을 일찍 데리러 오라는 내용이었다.

가디언지는 “이번 주 유럽 전역에서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며 “유럽 대륙은 기록적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 폭염은 탄소 오염으로 더 심해지고 있으며 반복되는 기후변화 대응 실패로 견디기 힘든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기록상 가장 더운 낮과 밤을 경험했고 영국과 스위스는 6월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가디언지는 2003년 발생했던 유럽의 폭염을 상기시켰다. 2003년 유럽에 끔찍할 정도의 여름 폭염이 닥쳤다. 당시 7만명이 폭염으로 사망했는데 희생자 중 대부분은 노인, 특히 여성과 혼자 사는 사람들이었다.

당시 피해가 컸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서·북유럽 국가들은 여름이 비교적 선선해 일반 가정은 물론 병원이나 요양원에도 에어컨 설치가 적었다. 여기에 낮뿐 아니라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졌다. 폭염이 정점에 달했던 때 유럽은 집단 휴가철이었다. 많은 의료팀과 약사가 휴가를 떠나 병원 인력이 부족하면서 온열 질환자 대처가 늦은 것도 원인 중 하나였다.

가디언지는 “반복되는 경고와 높아진 인식에도 폭염은 여전히 ​​유럽 대륙 곳곳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는 극심한 더위로 여러 병원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프랑스에서는 전체 가구의 절반이 폭염에 대한 적절한 대응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55명 이상이 더위를 식히려다 익사했다. 4명의 어린이가 뜨거운 차 안에서 숨졌다. 원자력 발전소 두 곳이 냉각수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해야 했다.

가디언지는 “폭염은 더 심해지고, 더 오래 지속되며,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지구 가열화를 일으키는 대기 오염 물질 농도 증가에 맞춰 적응 노력이 따라잡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1991~2020년 평균기온과 비교했을 때 유럽의 6월 22~28일 기온. 무려 12.5도 높은 곳도 발생했다. [사진=ERA5, World Weather Attribution]
가디언지는 홈페이지에 유럽 폭염 속보 코너를 만들어 실시간 속보로 전하고 있다. [사진=가디언]

유럽은 기후변화로 다른 어떤 대륙보다 빠르게 가열되고 있다. 지역적 기상 패턴과 급속도로 녹는 북극과 근접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극은 지구 가열화가 다른 지역보다 그 속도가 3배 정도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도 이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실정이다.

프리데리케 오토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기후과학자(WWA 연구의 공동 저자)는 “(이번 유럽 폭염의 원인은) 기후 변화 때문이고 인간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며 “우리는 더욱 위험한 미래를 향한 일방통행의 길을 걷고 있는데 이제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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