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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중상’ 부산시태권도협회 “문제없다” 해명에도 책임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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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만 있었어도 더 큰 사고 막았다”…안전 체계 놓고 비판 봇물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전국체전 부산대표선발전에서 발생한 선수 중상 사고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부산광역시태권도협회가 공식 입장을 통해 사고 경위를 설명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협회 내부적으로 의료지원 체계 관리 부실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해당 선수가 약 9개월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는데도 여전히 협회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7일 열린 전국체전 부산대표선발전 품새 경기에서는 의료진과 구급차량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경기가 진행되던 중 선수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부상을 입은 선수는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약 30분간 경기장 중앙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사이 여자대학부 경기는 계속 진행됐으며, 이후 현장에 있던 한 태권도 관장이 의료진이 없는 상황에서 경기 속행은 부적절하다고 정식 문제를 제기한 뒤에야 경기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일 전국체전 부산대표선발전이 열린 금정실내체육관. [사진=독자 제공]

이를 두고 일부 회원들은 의료지원 체계뿐 아니라 응급상황 발생 이후 현장 대응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협회의 안전관리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부산광역시태권도협회는 지난 22일 입장문을 내고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협회는 “당초 해당 경기의 시작 시각은 오전 9시였으며 의료진과 구급차량 역시 이에 맞춰 배치될 예정이었다”며 “대표자회의에서 품새 경기 일부를 1시간 앞당겨 진행하기로 결정됐고, 이 과정에서 의료지원 체계에 대한 재확인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해 의료진과 구급차량이 도착하기 전 경기가 시작되는 행정적 착오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 시작 시간을 둘러싼 협회의 설명은 하루 만에 수정됐다. 협회는 첫 입장문에서 “경기 당일 대표자회의 및 경기 운영 과정에서 품새 경기 일부를 1시간 앞당겨 진행하기로 결정됐다”고 설명했지만, 이튿날에는 “자유품새 경기를 오전 8시부터 진행하기로 한 결정은 경기 당일이 아닌 대회 약 20일 전 열린 대표자회의에서 이미 이뤄진 사항”이라고 정정했다.

설명이 변경되면서 경기 시작 시간 변경이 언제 결정됐는지, 또 그 일정에 맞춰 의료지원 체계는 어떤 과정을 거쳐 점검됐는지를 둘러싼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기 시작 시간이 오전 9시에서 오전 8시로 변경됐다면 의료진과 구급차량 배치 역시 그 일정에 맞춰 조정됐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태권도는 낙상과 충돌, 착지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부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대회 현장에는 의료진과 구급차량을 사전에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유품새는 고난도 점프와 회전 동작이 많아 착지 과정에서 부상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종목이다. 태권도계에서는 이른 오전 시간대 경기는 선수들이 새벽부터 이동해 준비해야 하고 경기 직전까지 충분한 몸풀기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안전관리에 더욱 세심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전국체전 부산대표선발전은 선수 선발의 공정성뿐 아니라 안전 확보도 중요한 공식 대회다. 이 때문에 경기 일정이 변경됐다면 의료지원 계획 역시 함께 재점검됐어야 했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태권도협회 관계자 A씨는 “선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경기 일정이 변경됐다면 의료지원 계획도 함께 점검했어야 했다”며 “의료진이 제때 현장에 있었다면 응급조치가 더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었고,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료지원 체계 점검과 현장 운영 책임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협회 기술위원회 규정 제4조(조직구성) 5항에는 ‘행사 개최 시 행사 질서 유지를 위한 현장 조치 등 대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의장·부의장·각 분과위원장으로 구성된 경기·심사·운영·생활체육 운영본부를 두며, 협회 사무국장이 통할 관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일부 회원들은 사무국장이 단순 행정 지원을 넘어 경기장 운영과 의료지원 체계, 선수 안전관리 전반에 대한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A씨는 “‘통할 관리’는 행정업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운영과 선수 안전, 의료지원 등 현장 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개념”이라며 “규정에도 사무국장이 공석일 경우에만 의장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돼 있는 만큼 당시 사무국장이 현장에 있었다면 의료지원 공백에 대한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무국장 B씨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경기 시작 시간 변경은 경기 운영상의 판단이었다고 했다. B씨는 “자유품새는 음악을 틀어놓고 진행하는 경기여서 다른 종목보다 먼저 시작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이에 따라 경기 시간을 조정했다”며 “다만 그 과정에서 의료지원 여부를 먼저 확인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저희의 실수가 맞다”고 말했다.

다만 사무국장의 책임 범위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을 내놨다. B씨는 “‘통할 관리’는 행정적 총괄 업무를 의미하는 것으로 경기 진행이나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은 대회 의장에게 있다”며 “사무국장이 경기를 직접 지휘하거나 속행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사와 경기 등 각 행사에는 각각의 의장이 있고 사무국장은 이를 행정적으로 지원·관리하는 역할”이라며 “규정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시각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협회 기술위원회 규정에 명시된 ‘통할 관리’의 범위를 두고 회원들과 협회 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의료지원 체계와 선수 안전관리까지 사무국장의 책임 범위에 포함되는지는 향후 감사 과정에서 확인될 주요 쟁점으로 남아 있다.

/부산=정예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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