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총 1000억달러(한화 약 154조 3500억원) 규모의 장기 공급계약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시대 메모리가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면서 고객사들이 수년치 물량을 선점하는 구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은 24일(현지시간)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총 16건의 전략적 고객 계약(SCA·Strategic Customer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이날 기존에 업계에서 쓰이던 'LTA'가 아니라 'SCA'라는 표현을 썼다. SCA는 일반적인 장기공급계약(LTA)보다 구속력이 강한 형태다. 고객이 일정 물량을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테이크 오어 페이(Take-or-Pay)' 구조를 적용했다.
3분기 체결된 SCA는 데이터센터와 소비자용 제품, 자동차 분야에 걸쳐 총 16건이다. 초대형 고객 4곳과 중형 고객 3곳, 다수의 자동차 고객이 포함됐다.
계약 기간은 대부분 오는 2030년까지 5년이다. 자동차 분야는 3년 계약이 적용된다.
이번 계약이 모두 이행될 경우 계약 기간 동안 D램 생산 물량의 약 20%, 낸드플래시 생산 물량의 약 3분의 1이 SCA를 통해 공급된다.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도 장기계약 기반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16건 가운데 14건의 최소 계약 물량 기준 누적 매출 규모는 약 1000억달러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AI 시대를 맞아 메모리 업체들의 협상력이 크게 높아진 결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메모리 업체들이 수급 변동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하는 전형적인 경기순환 산업으로 평가받았지만, AI 데이터센터 확대 이후에는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고객사들의 핵심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가격 구조도 공개했다.
대형 고객과 체결한 주요 계약에는 현재 시장가격 수준의 상한가(Ceiling Price)와 계약 기간 동안 유지되는 하한가(Floor Price)가 포함됐다. 일부 계약은 고정가격으로 체결됐다.
마이크론은 전체 매출의 약 40%가 고정가격 또는 현재 시장가격에 근접한 상한가격 구조를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가격 밴드가 적용된 계약의 경우 하한가격만으로도 과거 어떤 메모리 호황기보다 높은 수준의 매출총이익률(GPM)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전략적 고객 계약은 회사의 사업 모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장기 실적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며 "장기 재무성과와 수익성, 잉여현금흐름 전망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마이크론이 공개한 SCA 조건은 메모리 산업이 기존의 경기순환 산업에서 벗어나 높은 수익성과 실적 가시성을 확보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3분기에 매출 414억5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46% 증가한 수치다.
조정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25.11달러를 기록했다. 조정 매출총이익률은 84.9%, 조정 영업이익은 336억8100만달러, 조정 순이익은 288억57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편 마이크론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12% 이상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 장기화 전망과 10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고객 계약 확보, 84.9%에 달하는 매출총이익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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