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시장 판도를 바꿀 이른바 '특허절벽'의 거대한 서막이 올랐다. 올해를 기점으로 세계시장을 호령하던 메가 블록버스터 의약품들 독점권 만료가 대거 도래하면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향후 특허가 만료되는 글로벌 의약품시장 규모는 연간 약 2000억달러(원화 약 270조원)을 웃돈다.
국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업계 선두주자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 거대한 시장재편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중장기 파이프라인 개발에 정교한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가장 주목하는 격전지는 단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다. 키트루다는 글로벌시장 규모만 312억달러(약 46조원)에 달하는 단일 의약품 기준 세계매출 1위의 메가 블록버스터다.
오는 2028년 국내외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 거대영토를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항암제시장 지각변동이 예견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프로젝트명 'SB27'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가장 빠르게 착수했다. 이미 글로벌 임상 1상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약동학(PK)적 동등성을 입증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현재 전이성 비소세포 폐암환자 등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 역시 동시에 밟고 있으며 연내 1상과 3상을 모두 마친다는 구상이다.
오리지널사 독점권 만료는 매출이 최대 50%까지 급감할 수 있는 치명타인 반면 선제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온 삼성바이오에피스에는 폭발적인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KB증권 추산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전환 대상 약물 매출 합산 규모는 올해 85조원 수준에서 오는 2038년 408조원으로 5배 가까이 팽창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키트루다 한 편에만 머물지 않는다. 2029년 독점권이 만료되는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88억달러 규모)' 임상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2030년 면역억제제 '탈츠', 2031년 '듀피젠트'와 '트렘피어'까지 향후 10년치 후속 라인업을 촘촘히 구축했다.
심지어 차세대 항암플랫폼으로 꼽히는 ADC(항체약물접합제)의약품인 '엔허투(2033년만료)'까지 사정권에 넣고 공정개발을 순항중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파이프라인 확장을 뒷밭침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익 기초체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후발주자들이 막대한 임상비용 부담으로 주춤하는 사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기존 제품판매 호조로 벌어들인 현금을 고스란히 미래 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
올 1분기 삼성바이오에피스 잠정실적 기준 매출액은 454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440억원으로 13% 늘었다. 제조업 최고수준인 32%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시장 가이던스(연간 10%이상 성장)를 가볍게 상회했다.
이는 유럽출시 10주년을 맞은 엔브렐 시밀러(SB4) 등 기존 자가면역질환 제품군이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낸 덕분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시장은 오리지널 특허만료 시점에 맞춰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하는 '퍼스트 무버'가 매출 대부분을 독식한다"며 "이미 탄탄한 글로벌 유통망과 자금력을 확보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70조원 규모 특허 만료 패러다임 시프트 속에서 가장 강력한 글로벌 지배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효정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