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채오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실시한 계약 중 87.7%가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이어 유사한 성격의 사업을 통합 발주가 아닌 여러 건으로 분리해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주진우(해운대갑) 의원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가기관 계약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최근 6개 업체와 모두 30건, 총 9억 4067만 원 규모의 계약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같은 선거와 관련된 인쇄물, 매뉴얼, 사무기기 임차, 투표함 제작, 재외선거 물품 운송 등을 여러 건으로 나눠 같은 업체와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A업체는 2025년 4월 10일부터 15일까지 제21대 대통령선거 관련 인쇄·매뉴얼 제작 사업 5건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또 올해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선거 관련 매뉴얼 제작 사업 등 4건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또 다른 업체인 B업체는 선거종합상황실 사무기기 임차 사업을 같은 날 1차와 2차로 나눠 계약했다. C업체는 대형투표함, 투표함 잠금장치, 우편투표함 뚜껑 제작 계약을 각각 별도로 같은 날 수의계약했다.
D업체는 재외선거 관련 물품 운송 사업을 여러 건으로 나눠 수의계약했고, E업체는 투표관리 매뉴얼과 개표관리 매뉴얼 제작 계약을 분리해 체결했다. F업체 역시 차량 임차 사업을 목적별로 나눠 같은 날 계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선관위가 이들 업체와 체결한 수의계약의 사업비는 총 9억 4067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의계약은 경쟁입찰 없이 특정 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이다.
앞서 주진우 의원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실시한 계약 10건 중 거의 9건이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주 의원은 "선관위가 추진한 5년 치 계약 2665건을 전수 분석했는데 이 중 82.1%가 수의계약이었다"며 "지난해에는 87.7%에 달했다. 이렇게 (수의계약) 비중이 높은 건 처음 본다. 비정상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비정상적인 수의계약 수에 이어 한 번에 발주할 수 있는 계약을 같은 날 또는 며칠 사이 여러 건으로 쪼개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상 여러 사업을 묶어 경쟁입찰에 부치면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가 참여할 수 있지만, 사업을 나눠 수의계약할 경우 경쟁 절차가 생략됐다는 것이다.
주 의원은 "중앙선관위가 계약 목적과 성질상 통합 발주가 가능했음에도 수의계약 요건을 맞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계약을 분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라며 "국정조사에서 선관위 전·현직 직원과 수의계약 업체 사이의 유착 의혹에 대해 철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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