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성진우 기자] 시장퇴출 기준 강화 기조에 따라 선제적인 상장폐지 수단으로 공개매수 활용 빈도가 점차 늘고 있다. 올 상반기 상장폐지 목적으로 공개매수를 실시한 상장사가 작년 연간 수준의 절반을 이미 넘어섰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에서 공개매수를 진행한 상장사는 총 11곳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0곳을 웃도는 수치다.
![AI 생성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제작]](https://image.inews24.com/v1/aa83df669461c8.jpg)
특히 상장폐지 목적의 공개매수 증가세가 뚜렷하다. 올해 상폐 목적의 공개매수는 총 5곳으로, 이미 작년 연간 수준(8곳)의 절반 이상에 육박한다. 이 외에 경영권 안정이 총 3곳으로 뒤를 이었다. 자기주식 소각 등 기타 목적이 2곳 수준으로 나타났다.
상장 유지 조건이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는 여파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국내 증시 내 부실 상장사의 신속한 퇴출을 위해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가령 다음 달부터 코스닥 시장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이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향상된다. 또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도 기한 내 주가가 오르지 못할 경우 퇴출 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
이에 차라리 공개매수를 활용해 선제적인 자진 상폐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단 분석이다. 공개매수를 통해 상폐 기준을 충족한 뒤 비상장사로 전환할 경우 지분 구조상 경영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또 감사 및 공시 의무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워진다. 특히 새로 경영권을 인수한 회사나, 부실 계열사를 상대로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된다.
에코마케팅이 대표적이다. 베인캐피탈은 에코마케팅 경영권을 인수한 뒤 올해 총 세 차례의 상폐 목적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그러나 연달아 응모율 달성에 실패하면서 결국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을 통해 상폐 신청 기준인 지분 95%(자사주 제외)를 달성했다. 오는 30일 상폐가 예정된 상태다.
티케이지태광은 올 3월 실적 부진에 빠진 자회사 티케이지애강 상폐를 시도했다. 티케이지애강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어 상폐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환경을 조성하겠단 목적이었다. 당시 업계에선 티케이지애강이 주당 1000원을 밑돌던 상황에서 동전주 퇴출 규제가 영향을 끼쳤단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상폐 목적 공개매수 흐름 속 여전히 소액주주는 소외되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소액주주가 납득한만한 공개매수가를 제시하지 않아서다. 또 경영권 지분에만 할증을 적용해 인수한 뒤 잔여 지분엔 공개매수를 진행하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한다.
실제로 올해 상폐 목적 공개매수는 전부 응모율 달성에 실패했다. 매수가가 시장 기대치보다 낮아서다. 공개매수 신고 이후 주가는 보통 매수가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지만, 상폐 대상 종목이 대부분 부실하단 점에서 주가가 오랜 기간 눌려있던 경우가 많다. 그간 감내한 손실률을 고려할 때 주주들은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한다.
경영권 지분에만 프리미엄을 붙인 데 따라 주가가 하락한 사례도 있다. 더존비즈온이 대표적이다. EQT파트너스는 작년 경영권 지분만 비싸게 사들인 뒤 오해 뒤늦게 상폐 목적 공개매수에 나섰다. 이에 시장에선 의무공개 매수제 도입 필요성이 다시 떠올랐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의무공개 매수제의 하반기 입법을 추진 중이다.
/성진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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