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정부가 오는 7월 발표할 세제개편안을 통해 주택 보유·양도소득세 개편을 검토하면서 서울 아파트시장에 묶여 있는 등록임대주택 6만8000여호가 도심 주택공급 부족을 해결할 '소방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임대 의무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유지되던 세제특례를 정상화해 다주택자 매물을 시장으로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23일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임대등록이 말소됐지만 여전히 보유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등록임대 아파트는 약 2만5000호에 달한다. 여기에 오는 2028년까지 자동말소될 예정인 4만3000호를 더하면 총 6만8000여호 매물이 세제개편 방향에 따라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잠재물량으로 분류된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들 물량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 배경으로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특례를 꼽는다. 지난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한시배제 조치가 종료됐지만 등록임대사업자는 임대의무 종료 이후에도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우대혜택을 영구적으로 적용받는다.
즉 집을 팔지 않고 쥐고만 있어도 세금부담이 전혀 없는 구조인 셈이다.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는 박근혜·문재인 정부시절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다주택자들에게 합법적인 '절세요새'를 제공하면서 집값상승기에 시장의 유통물량을 급격히 말라붙게 만드는 역설적 결과를 초래했다.
정부 역시 다음달 세제개편안을 앞두고 개편수위를 고심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간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제외혜택의 재검토 필요성을 여러차례 언급해 왔다. 임대의무가 종료된 주택까지 동일한 혜택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다.
임광현 국세청장도 SNS를 통해 "임대기간 종료후에도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혜택이 유지되면서 매물잠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말소됐거나 앞으로 말소될 물량 상당수가 시장에 나올 경우 공급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제도 개선론의 핵심이다.
시장에서는 세제특례가 축소될 경우 일부 등록임대주택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 도심내 신규 정비사업 물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기존 재고주택 시장출회를 즉각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카드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실제 공급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등록임대주택 상당수가 이미 실거주로 전환됐거나 증여·상속 목적의 자산으로 보유되고 있어 세제혜택이 축소되더라도 즉각 매도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양도세 부담보다 향후 집값상승 기대가 더 크다면 매도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세제혜택 축소가 임대사업자의 시장이탈을 부추겨 장기적으로는 민간 임대주택 공급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등록임대주택 특례손질이 실제 공급확대로 이어질지 또 어느 정도 규모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가 향후 세제개편 논의의 핵심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등록임대주택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실거주나 증여 목적 자산으로 전환돼 기대만큼 많은 물량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세제 특례 축소는 매도를 미뤄온 집주인들에게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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