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4f7f0290ea209.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당 내 전방위적인 사퇴 압박이 일시 소강상태에 들어간 형국이다. 정점식 원내대표가 '명예로운 퇴진' 등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대표직 유지를 강하게 피력한 장 대표가 돌연 입원한 뒤 장기화되면서다. 당 안팎에서는 장 대표가 이른바 '병상 버티기'로 국면 전환을 모색하는 가운데, 모처럼 맞은 대여 투쟁의 호기를 허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 대표의 입원 닷새째인 22일 오후,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분간 장 대표가 퇴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장 대표가 조속한 복귀를 원해 의료진과 협의했지만 치료를 이어가는 게 맞다는 판단에 따라 오늘 퇴원이 어렵게 됐다"며 "당무 복귀 시점은 결정되는 대로 다시 알리겠다"고 밝혔다. 박 비서실장에 따르면 의료진은 장 대표의 현재 건강 상태가 올해 초 단식을 마쳤을 당시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악화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장 대표에 대한 원내 사퇴 압박은 지난 17일 의총에서 극에 달했다. '대안과 미래' 등 쇄신파는 물론 대구·경북(TK) 출신 의원들과 구 친윤계 의원들까지 사퇴를 요구했다. 조만간 거취 표명이 나올 거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장 대표가 다음날 입원하자 사퇴 압박이 주춤해졌다. 장 대표의 건강 악화 원인이 연초 '쌍특검 단식'과 지방선거 유세 강행군 때문이라는 의료진 소견이 전해지자, 쇄신파 의원들도 주말까지는 공개 공세를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당 사무처가 장 대표가 입원 중이던 전날(21일) 6·3 지방선거 결과를 사실상 장 대표의 성과로 평가하는 취지의 공식 분석 자료를 내놓으면서 분위기는 다시 달라졌다. 당내에서는 장 대표의 입원이 쇄신 요구를 피하기 위한 '시간 벌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당권파와 쇄신파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온 정 원내대표도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전날 MBN 인터뷰에서 당 사무처의 선거 분석 자료에 대해 "사전에 보고받은 바 없다"며 "의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는 장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지방선거 이후 당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국민의 뜻을 당의 뜻으로 반영해야 한다. 최고위원회는 변화와 쇄신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발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분석 자료 발표를 주도한 정희용 사무총장에게 유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1289984ec7d8f.jpg)
그러는 사이 입원 중인 장 대표가 당직을 개편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당대표가) 당직 개편 방향과 범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장 대표가 퇴원 이후 정책위의장과 일부 주요 당직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쇄신 의지를 보여주면서 사퇴론을 진화하는 동시에 당권을 강화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그러나 박 비서실장은 "당대표가 당직 개편을 지시한 바도 없고 실무적으로 검토한 적도 없음을 재확인한다"며 선을 그으면서 장동혁 체제의 리더십 공백과 내부 균열만 더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지방선거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장 대표가 버틸수록 국민의힘의 대여투쟁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지도부가) 최근 상승한 당 지지율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여당 지지율 하락과는 별개로 장 대표가 계속 전면에 설수록 국민의힘 지지율도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42.4%, 민주당은 40.4%로 국민의힘이 2주 연속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다만 민주당은 전주보다 2.1%p(포인트)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2.0%p 하락하면서 격차가 다소 좁혀졌다. (무선 자동응답 방식 진행,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3%.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일각에서는 장 대표 거취를 둘러싼 교착 상태가 길어질 경우 정 원내대표가 보다 적극적으로 퇴진 압박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MBN 인터뷰에서 장 대표의 '내년 2월 퇴진 시나리오'와 관련해 "2월까지 갈 수가 있겠느냐"며 "많은 의원과 국민들이 이 상황 자체가 빠른 시일 내 정리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우재준 최고위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정 원내대표도 '지금의 리더십으로 시간을 끄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의원들의 다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범열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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