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천안하수처리장 시설현대화사업이 공사기간 연장과 사업 구조 변경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천안시가 기존 방침을 사실상 강행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수처리시설만 먼저 준공하고 하수찌꺼기·분뇨처리시설은 별도 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이 장기간 시장 공백기 김석필 천안시장 권한대행(부시장) 체제에서 결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 시장 체제에서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천안시는 당초 예상보다 실제 분뇨 유입량이 크게 늘어나 기존 사업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천안시 맑은물사업본부 관계자는 “당초 하루 15톤 안팎으로 예상했던 분뇨 유입량이 최근 250~300톤 수준으로 늘었다”며 “분뇨 처리는 지방자치단체의 의무인 만큼 처리시설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시는 하수관거 정비가 마무리되면 정화조 분뇨가 하수관로로 직접 유입돼 별도 분뇨처리량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실제로는 하수관로 직접 유입 비율이 낮았고, 상당수 건물이 기존 정화조를 계속 사용하면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분뇨처리량 전망이 수차례 크게 수정됐다는 점이다.
천안시 하수도 계획을 보면 2015년에는 분뇨처리량이 2020년 하루 30톤, 2025년 16~18톤, 2030년 15톤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20년 기본계획에서는 2025년 99톤, 2030년 58톤으로 상향됐고, 2025년 기본계획에서는 2025년 190톤, 2030년 130톤, 2035년 100톤, 2040년 80톤으로 다시 조정됐다.
최근 실제 유입량은 하루 250~300톤 수준으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초기 수요예측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천안시는 사업 시행자 측에 시설 확대 변경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금융 약정 문제 등으로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하수찌꺼기·분뇨처리시설은 제외하고 수처리시설만 우선 축소 변경해 준공한 뒤, 나머지 시설은 별도 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공기 연장과 분리준공이 맞물릴 경우 시공사의 지체상금 부담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초 하나의 사업으로 추진하던 시설을 나눠 준공하면 공사 지연 책임과 비용 부담의 범위가 불명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뇨 유입량 증가라는 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이 공기 연장과 분리준공의 정당한 근거가 되는지는 별개 문제”라며 “초기 수요예측 실패의 책임과 지체상금 감면 여부, 시민 부담 증가 가능성을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 추진 시점도 논란이다.
천안시는 약 1년 넘게 시장 공백 상태를 겪었다. 대형 민간투자사업의 구조를 바꾸고 준공 시점을 3년가량 늦추는 중대한 사안이 김석필 권한대행 체제에서 결재된 만큼 새 시장 취임 이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장기수 천안시장 당선인이 있는 상황에서 새 시장이 취임하기도 전에 권한대행 체제에서 결정된 사업 변경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행정의 정당성과 책임성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공무원은 “천안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은 장기간 시민 부담이 수반되는 대형 사업”이라며 “권한대행 체제에서 내려진 사업 구조 변경 결재를 근거로 강행할 것이 아니라, 새 시장 체제에서 관련 자료와 책임 소재를 공개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체 처리 방안에 대한 비교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병천 통합바이오가스시설과 연계하거나 기존 시설을 대수선하는 방안, 재정사업 전환 가능성 등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천안시는 통합바이오가스시설은 분뇨처리시설 준공 예상 시점인 2029년보다 3~4년 늦은 2033~2034년 준공이 예상돼 당장 연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분뇨는 바이오가스 발생량이 많지 않아 처리 연계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하수처리장 시설현대화사업은 한화건설 등이 참여한 민간투자사업이다. 당초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현재는 2029년 준공 일정으로 조정된 상태다.
/천안=정종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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