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한때 배달음식의 대명사로 꼽혔던 피자 프랜차이즈업계가 전통적인 운영모델을 다시 짜고 있다. 배달플랫폼 확산으로 주문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치솟는 배달수수료와 광고비, 노출경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성비를 앞세운 냉동피자와 저가피자 브랜드까지 시장에 가세하면서 기존 피자 대기업들의 '배달중심' 성장공식은 한계에 직면했다. 이에 업계는 상권특성에 따라 홀식사와 방문포장, 배달비중을 재설계하며 수익성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2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3621억원에서 2022년 1조8195억원으로 성장한 뒤 최근 수년째 1조 후반대 수준에서 정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 파이가 갇히자 체질개선을 향한 움직임은 더욱 절박해졌다.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곳은 피자헛이다. 한국피자헛 새 가맹본부인 PH코리아는 지난 1일 공식 출범하며 브랜드 정상화에 나섰다.
한때 매출 1000억원을 웃돌던 한국피자헛은 2023년 869억원, 2024년 831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748억원을 기록하며 한국파파존스에 매출 기준 2위 자리를 내줬다. 더불어 가맹점주들과의 차액가맹금 반환소송 부담까지 겹치면서 회생절차를 밟았고 결국 새주인 체제로 재편됐다.
벼랑끝에 선 피자헛은 '온라인 경쟁력 강화'와 '포장고객 확대'를 투트랙 전략을 선택했다. 배달의민족과 업무협약을 맺고 플랫폼 전용 기획메뉴와 공동마케팅을 전개하는 동시에 6월 한달간 평일포장 50% 할인 등 대대적 '반값행사'를 열어 포장고객 유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플랫폼에 무작정 종속되기 보다 협상력을 키우고 오프라인 수요를 직접 흡수하겠다는 계산이다.
업계 2위로 올라선 한국파파존스는 '소형·중형 매장중심의 점포 효율화'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임대료가 비싼 대형 홀 매장을 과감히 줄이고 배달과 포장에 최적화된 소형매장을 지방도시와 특수상권에 과감히 집어넣는 방식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한국에 선보인 8~10평 규모 초소형 매장 모델 '그랩 익스프레스'는 파파존스 영토확장 공식의 핵심으로 꼽힌다. 인구 3만가구미만 소도시를 타깃으로 한 1호점(덕소점)은 초기 운영단계에서 단숨에 전국 매출상위 25%에 진입하며 슬림화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했다.
도미노피자도 방문포장 혜택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도미노스데이' 등을 통해 포장주문 할인혜택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정요일에는 피자 2판 구매시 1판을 추가 제공하는 방식의 행사도 이어가며 배달외 수요 확보에 나서고 있다.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a233d8cd015880.jpg)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피자몰은 과거 피자뷔페 중심에서 벗어나 20~40평대 생활권 전문점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브랜드 평균 이용비중은 매장식사 40%, 포장 40%, 배달 20%로 세분화해 장보기 동선의 포장·홀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유통 포맷 융합이 적중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피자몰 중계점이다. 단 22평 규모 중소형매장임에도 지난 5월 한달동안 무려 피자 1만1597판을 판매하며 월매출 2억1000만원을 올렸다. 하루 평균 약 374판이 판매된 셈이다. 홀과 포장, 배달 수요를 동시에 끌어안은 전략이 소형매장 회전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상권별 핀셋 마케팅도 돋보인다. 피자몰 해운대점은 좌석공간을 강화한 이후 5월 매출이 전년대비 약 70% 폭등했고 테이크아웃 수요가 많은 강서점은 조각피자 라인업을 강화해 매출을 15% 끌어올렸다. 배달효율이 높은 야탑점과 안산고잔점은 플랫폼 노출을 강화한후 각각 25%, 30%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신흥강자 성장세도 무섭다. 노모어피자는 가맹점수가 2022년 4개에서 2023년 96개, 2024년 174개로 늘었고 2025년 2월 기준 200호점을 넘어섰다. 홀·포장, 포장·배달 등 창업 형태를 상권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입지와 수요에 따라 매장 운영방식을 유연하게 가져간 게 주효하게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피자시장 경쟁구도가 단순 배달경쟁에서 채널별 수익성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배달은 여전히 중요한 매출 채널이지만 배달비와 앱수수료, 할인경쟁 부담이 커지면서 포장과 홀 수요를 함께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달 피자 한판 가격 부담이 커졌고 브랜드 입장에서는 배달앱 수수료와 노출 경쟁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앞으로 피자 브랜드들은 배달을 포기하기보다 상권별로 홀, 포장, 배달 비중을 다시 설계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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