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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의 문화인사이트]하이브리드 메탈밴드 NA103, AI시대 새로운 문화에 대해 제안하는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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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서병기 기자] AI를 이야기하는 아티스트는 많다. 하지만 AI 시대에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아티스트는 드물다.

최근 첫 발라드 싱글 'April Song(4월의 노래)'을 발표한 NA103은 조금 특이한 밴드다. 얼핏 보면 록 밴드이고, 때로는 발라드를 발표하며, 때로는 AGI(범용인공지능)를 소재로 한 세계관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을 따라가다 보면 단순히 노래를 만드는 팀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질문을 던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Think Stop. Sense Open."

NA103이 이야기하는 이 문장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오히려 AI 시대를 살아갈 인간을 향한 선언에 가깝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끊임없이 생각을 확장해 왔다. 더 많은 지식을 축적했고 더 많은 정보를 생산했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편리함과 풍요를 누리게 되었고, 바야흐로 AI는 그 흐름의 정점에 서 있다.

NA103의 첫 발라드 'April Song' [사진=프로듀서 김종현]

하지만 NA103은 정반대의 질문을 던진다. "그렇게 편리한 환경과 이상적인 생각이 확장되었는데 우리는 정말 행복해졌는가?" 이 질문은 최근 발표한 'April Song'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제주도의 유채꽃과 광치기해변, 우도의 풍경을 담은 뮤직비디오는 화려한 서사도, 자극적인 장면도 없다. 대신 바람과 노을, 기억과 그리움이 흐른다. 곡은 누군가를 잊기 위한 노래가 아니라 문득 떠오르는 기억을 다시 감각하는 노래에 가깝다.

흥미로운 것은 이 지점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콘텐츠가 시청자의 주의와 관심을 붙잡기 위해 경쟁할 때, NA103은 경쟁하지 않는다. 오히려 멈추라고 말한다.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바람을 느끼라고 말한다.

실제로 NA103의 음악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화려한 기교나 과잉된 감정보다 여백을 남긴다.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질문을 던진다.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보다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를 묻는다. 'April Song' 역시 추억을 설명하기보다 추억이 스쳐가는 감각 자체를 노래한다.

NA103의 세계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들은 AGI 시대를 'Panic Century(공황의 세기)'라고 부른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와 경제를 걱정하지만, 이들이 진짜 우려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다. 인간이다. 더 정확히는 인간이 수백 년 동안 유지해 온 경쟁의 신념이다.

경쟁은 어느 순간 인간의 무의식에 자리 잡은 생존 방식이 되었다. 더 좋은 대학, 더 좋은 직장, 더 높은 연봉, 더 큰 집을 향해 달려가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당연한 삶의 경로가 되었다. 경쟁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NA103은 묻는다. AI는 인간보다 더 잘 계산할 수 있다. AI는 인간보다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그리고 AGI 시대가 온다면 인간은 인공지능과의 사고 경쟁에서 결코 우위를 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 NA103은 그 답을 감각에서 찾는다. 따스한 햇살, 시원한 바람, 사랑하는 사람, 음악, 자연, 그리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경험들. 이런 것들은 인류가 수만 년 동안 간직해 온 가장 오래된 문화이자 미래에도 사라지지 않을 인간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산업사회가 인간에게 '더 많이 가져라'를 가르쳤다면, AI 시대는 인간에게 '더 깊이 느껴라'를 요구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NA103의 음악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다. 그것은 AI 시대의 새로운 문화에 대한 제안이다.

AI가 생산을 담당하는 시대. 알고리즘이 생각을 대신하는 시대. 그때 인간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AI시대는 인간에게 무엇을 더 하라고 요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무엇을 멈출 것인가를 묻게 될지도 모른다.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비교하고, 더 많이 경쟁해온 산업사회의 습관은 AI 시대에도 계속될 수 있다. 하지만 NA103은 그와는 다른 방향을 제안한다.

"삶은 이해하는 것일까, 감각하는 것일까." NA103은 그 질문에 답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바람을 들려준다. 그리고 말한다. "삶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하는 것이다.“

어쩌면 AI 시대의 새로운 문화는 그 바람을 느끼는 순간부터 시작될지도 모른다.

/서병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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