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투자리딩 사기와 보이스피싱 등 각종 금융범죄의 기반이 된 대규모 대포통장 유통조직을 적발하고 관련 조직원 수십 명을 검거했다.
지난 2024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2년에 걸친 집중 수사를 통해 수도권 일대에서 활동한 대포통장 유통조직 3개를 와해시키고 총책과 관리책 등 조직원 48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25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 이들은 총 947개의 대포통장을 개설·유통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해당 계좌 상당수가 △투자리딩 사기 △보이스피싱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등 각종 범죄에 활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 투자리딩 사기 수사 중 드러난 대포통장 조직
경찰은 2024년 국가수사본부 집중수사 대상으로 지정된 투자리딩 사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범죄 수익금이 입금된 계좌들이 역사 주변 노숙인 명의로 개설된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팀은 단순 명의도용 범행이 아닌 조직적인 대포통장 공급망이 존재한다고 판단하고 통장 유통 경로를 역추적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이후 계좌 개설 당시 CCTV 분석, 현장 탐문수사, 통신자료 및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하부 개설책을 특정한 뒤 조직 상선을 순차적으로 추적했다.
그 결과 수도권 A지역에 위치한 대포통장 유통 사무실을 확인하고 조직원 전원을 검거했으며, 추가 분석 과정에서 일부 조직원이 또 다른 범죄조직과 연계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이를 단서로 B지역과 C지역 조직까지 수사를 확대해 해외로 도주한 C지역 총책 1명을 제외한 관련 조직원 전원을 검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 가명 사용·허위 진술 교육…기업형 범죄조직 운영
조사 결과 이들 조직은 △총책 △관리책 △중간관리자 △개설책 △유통책 등으로 역할을 세분화해 운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조직원 상당수를 지인 중심으로 구성해 외부 노출을 최소화했고 내부에서는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가명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하부 조직원이 검거될 경우를 대비해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하다 통장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허위 진술을 사전에 교육하며 조직 전체로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들은 모텔을 장기 임대해 사무실처럼 사용하거나 폐업한 업소를 거점으로 활용하는 등 외부에서 조직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도록 치밀하게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 범죄계좌 전면 지급정지…2차 범죄까지 적발
경찰은 이들이 유통한 계좌가 추가 범죄에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확인된 대포통장에 대해 전면 지급정지 조치를 실시했다.
아울러 해외로 도주한 총책에 대해서는 여권 무효화 조치와 함께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해 신병 확보에 나섰다.
수사 과정에서는 대포통장 유통 외에 또 다른 금융범죄도 드러났다.
구속된 조직원 3명은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지급정지 계좌 정보를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급정지된 계좌의 잔액을 확인한 뒤 자신들이 채권자인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해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는 수법으로 접근했다.
이를 통해 약 26억원 상당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아냈으며 실제로 5억6천만원가량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해당 수법이 추가 범죄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관련 내용을 금융감독원에 통보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 "명의 대여도 범죄 가담" 경고
임지환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은 "대포통장은 보이스피싱과 투자사기, 불법 도박 등 각종 민생침해 범죄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해외 도주 중인 총책에 대해서도 국제공조를 통해 끝까지 추적하고 범죄수익 환수와 피해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타인에게 통장이나 휴대전화 개설 명의를 빌려주는 행위는 단순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중대한 범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순간적인 금전 유혹에 현혹되지 말고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최근 투자리딩 사기와 보이스피싱 범죄가 점차 조직화·분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범죄 수익의 이동 통로가 되는 대포통장 유통망에 대한 집중 단속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수원=이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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