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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21세기 후반 아열대 기후 vs 지나친 공포감 [지금은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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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의 고탄소 시나리오 적용 vs 전문가 “지나친 공포감은 오히려 부작용 나타나”

지난 5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가 2081~2100년쯤엔 아열대 기후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의 특성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예측은 최악의 시나리오(RCP 8.5 또는 SSP5~8.5 시나리오)를 적용한 예측 결과여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RCP 8.5 시나리오(SSP5~8.5)는 이른바 온실가스 감축 없이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을 최고로 했을 때를 가정한 최악의 가상 시나리오를 말한다. 지난 5월 관련 논문(The Scenario Model Intercomparison Project for CMIP7 (ScenarioMIP-CMIP7))에서 “재생에너지 비용 추세(감소), 기후 정책 등장, 최근의 배출량 추세를 고려할 때 (RCP 8.5는)실현 불가능해졌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 시나리오를 앞으로 기후모델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나리오에 따른 21세기 전반기, 중반기, 후반기 우리나라 기후 전망. 고탄소 시나리오는 최근 국제 사회에서 삭제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는데 기상청은 이 모델을 적용했다. [사진=기상청]

기상청(청장 이미선)은 우리나라 아열대 기후 특성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분석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1981∼2025년 66개(전국 62개+제주 4개) 지점에 대한 평균기온, 강수량 관측자료를 사용해 아열대 기후 특성의 현황,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 기반의 미래 전망(∼2100년)을 분석했다.

지난 53년(1973∼2025년) 동안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은 매 10년당 +0.30℃로 상승 추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은 2024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최근 3년(2023∼2025년)의 해가 역대 1∼3위를 기록하는 등 기후변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월별로 기온 상승 추세를 살펴보면 2∼3월, 9월, 11월에 기온 상승 추세가 다른 월에 비해 컸다. 상승 추세가 크고 월평균기온이 10℃에 근접해 있는 3월과 11월의 기온 상승이 아열대 기후 조건을 만족하는 데 밀접하게 관련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은 우리나라 기후 특성이 온대에서 아열대로 바뀌는 것에 영향을 준다. 트레와다 기준(전 세계 식생대를 반영한 기후 구분)은 최한월(1년 중에서 월평균 기온이 가장 낮은 달) 평균기온이 18℃ 이하, 월평균기온이 10℃ 이상인 월이 8개월 이상일 때 아열대 기후로 구분한다.

평년 기간(1991~2020년)에 대해서 우리나라는 약 80%에 가까운 대부분 지역에서 월평균기온이 10℃ 이상인 달이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로 온대 기후에 해당했다.

30년 평균에 대한 기후 구분의 공간 분포를 분석한 결과, 1981∼2010년에는 제주 4개 지점을 포함한 부산, 여수, 목포 등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13개 지점에서 이미 아열대 기후 조건을 만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991∼2020년에는 동해안 지역인 울산 지점에서 11월 평균기온이 10℃ 이상으로 상승해 월평균기온이 10℃ 이상인 달이 8개월(4∼11월)로 새롭게 아열대 기후 조건을 만족했다. 2001∼2025년에는 1991∼2020년과 같았다.

최근의 급격한 기온 상승 추세를 반영하고 좀 더 상세한 변화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10년 단위의 변화를 적용했다. 10년 단위의 분석에서는 1990년대, 2000년대에 모두 14개 지점에서 아열대 기후 조건을 만족했다. 2010년대에 광주 지점이 추가됐다. 최근 10년(2016∼2025년)에는 동해안의 울진, 강릉 지점이 추가되며 17개 지점이 아열대 기후 조건을 충족했다.

30년 단위 분석에서와 마찬가지로 11월 평균기온이 10℃보다 높아지면서 광주, 울진, 강릉 지점이 아열대 기후 조건에 해당했다. 30년 평균에서 알 수 없었던 최근의 변화 특성을 10년 단위 분석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아열대 기후 특성이 남해안에서 2010년대 이후에 전남내륙과 동해안 지역으로 북상하며 강화됐다. 최근 10년에 전주(9.5℃), 대구(9.5℃) 등의 남부 내륙과 동해안의 영덕(9.9℃), 속초(9.6℃)에서도 11월 평균기온이 10℃ 가까이 상승하며 아열대 기후 조건에 매우 근접했다.

중부지방의 경우 아직 온대 기후가 우세하다. 다만 일부 지역(보령, 청주, 대전)에서는 아열대 기후 조건에 점차 근접하는 변화가 확인됐다. 최근 10년에 춘천, 원주, 충주, 청주, 대전, 구미, 영천, 합천, 밀양 등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과거 눈에 띄게 낮았던 3월 평균기온이 11월 평균기온과 비슷하거나 높아진 특징을 보였다.

고탄소 시나리오 등(SSP5~8.5, SSP3~7.0)에서는 강원 영서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바뀔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우리나라의 아열대 기후 특성이 점차 강화되고 있고 기후변화는 단순히 기온 상승을 넘어 기후시스템을 변화시켜 국민 생활과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박훈 고려대 오정 리질리언스 연구원 연구교수는 “이번 기상청 연구는 여전히 SSP5~8.5, SSP3~7.0 경로를 중요하게 다룬다”며 “고탄소 시나리오 등(SSP5~8.5, SSP3~7.0)에서는 강원 영서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바뀔 가능성은 필요 이상으로 공포감이나 무력감을 유발해서 기후변화 대응 의지를 꺾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고탄소 시나리오가 앞으로 기후 예측 모델에서 삭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전히 이를 적용해 분석했다는 비판이다.

박 교수는 이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마이클 E. 맨 교수의 최근 인터뷰 한 구절을 인용하고 싶다”며 그의 말을 강조했다.

“진실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심각하다. 긴급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굳이 기후 위협의 심각성을 지어내거나 과장할 필요는 없다(The truth is bad enough. We don’t have to invent or exaggerate the gravity of the climate threat to establish the case for urgent action).”

구자호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도 “너무 급격한 시나리오를 통해 나오는 분석 결과는 오히려 대중에게 적당한 경각심을 심어주기보다는 대책이 없다고 느끼게 해 오히려 아무 대응 노력을 하지 않고 손놓게 만든다”며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주의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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