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오리온의 해외 전략은 K푸드의 기존 공식과는 달랐다. 미국 대신 신흥시장을 택했고 수출보다 현지 생산과 유통망 구축에 힘을 쏟았다. 초코파이를 현지인의 일상 속으로 밀어 넣은 역발상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베트남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오리온 초코파이. [사진=오리온]](https://image.inews24.com/v1/bca6ec3ed8fc0e.jpg)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93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655억원으로 26% 늘었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70%를 넘어선 72%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해외 법인이 실적을 견인하는 구조가 확고해졌다는 평가다.
눈길을 끄는 것은 성장의 방식이다. 최근 K푸드 기업들이 미국 대형 유통망 입점과 현지 수출 확대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오리온은 일찌감치 현지 생산과 판매 체제를 구축하는 데 공을 들였다.
베트남에는 2005년 현지 법인을 설립했고 이후 러시아와 인도에도 생산시설을 마련했다. 현지에서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하는 구조를 통해 물류비와 환율 변동 부담을 줄이고 시장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대표 사례가 초코파이다. 국내에서는 오랜 기간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아온 초코파이는 베트남에서 수입 과자를 넘어 하나의 대중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오리온에 따르면 초코파이는 베트남 파이 시장에서 63%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연간 판매량은 5억개를 넘어선다. 인구 약 1억명인 베트남에서 1인당 연간 5개 이상을 소비하는 셈이다.
초코파이는 단순히 한국 제품이라는 희소성을 앞세워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명절 선물이나 결혼식 답례품 등 현지 소비 문화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한국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강조하기보다 현지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선택하는 제품이 되는 데 초점을 맞춘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오리온 초코파이. [사진=오리온]](https://image.inews24.com/v1/d92cae943f05ec.jpg)
러시아에서도 초코파이는 오리온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현지 생산 체제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왔고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과 인도 법인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며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리온 사례가 K푸드의 새로운 해외 진출 모델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한류 열풍에 기대 단기간 수출을 늘리는 전략도 유효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현지 생산과 유통망 구축을 통해 소비자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는 방식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만든다는 것이다. 미국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신흥시장을 선점한 오리온의 선택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오리온 관계자는 "초코파이는 오리지널 제품의 꾸준한 인기를 바탕으로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춘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베트남의 국민 과자로 자리 잡았다"며 "한국의 '정'(情)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 베트남어 '띤'(Tinh)을 활용한 현지화 마케팅을 통해 명절과 기념일 선물로도 사랑받으며 현지인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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