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한민국 육상 역사를 빛낸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의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WMAC Daegu 2026)' 참가가 잇따르면서 대회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한국 여자 높이뛰기의 살아있는 전설 김희선 씨와 국가대표 높이뛰기 선수 출신 도호영 씨 부부가 나란히 참가 신청을 마치며 시민들에게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김희선(63) 씨는 대한민국 여자 높이뛰기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선수 시절 한국신기록을 무려 11차례 경신하며 한국 여자 높이뛰기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1m92를 넘어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결선에 진출해 최종 8위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여자 육상 선수 최초이자 현재까지도 유일한 올림픽 결선 진출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어 1990년 제44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는 1m93을 넘어 다시 한번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당시 작성한 1m93의 기록은 3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한국 여자 높이뛰기 최고 기록으로, 국내 육상계의 대표적인 '불멸의 기록'으로 평가받고 있다.
남편 도호영(66) 씨 역시 국가대표 높이뛰기 선수 출신이다. 김희선 선수의 현역 시절 선배이자 동료였던 그는 이후 국가대표 높이뛰기 코치와 지도자로 활동하며 한국 육상 발전에 기여해 왔다.
높이뛰기를 통해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지난 2003년 뉴질랜드로 이민한 뒤 현지 체육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 높이뛰기 역사를 함께 써온 부부가 대구에서 다시 도전에 나선다는 점에서 국내외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생활체육 분야의 상징적인 인물인 문기숙(64) 씨의 도전도 눈길을 끈다.
중·고교 시절 중·장거리 선수로 활약했던 문 씨는 이번 대회 10㎞ 달리기 종목 참가를 확정했다. 그는 2002년부터 무료 달리기 교실을 운영하며 생활체육 저변 확대에 앞장서 왔으며, 서울국제마라톤과 춘천마라톤 마스터즈 부문 우승을 비롯해 전국 마라톤대회에서 70여 차례 입상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참가를 확정한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홍보대사에 이어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과 생활체육인들의 동참이 이어지면서 대회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고 있다.
해외 참가자들의 도전도 감동을 더한다.
태국의 사왕 잔프람(106) 씨는 투포환과 창던지기, 원반던지기 등 3개 종목에 참가 신청을 완료했다. 지난해 '2025 타이베이&신베이 월드마스터즈게임즈'에서 WMAC 대구 2026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나 대회 성공 개최를 응원했던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한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증명할 예정이다.

김희선·도호영 부부와 문기숙 씨, 그리고 100세를 훌쩍 넘긴 해외 참가자들의 도전은 이번 대회가 추구하는 마스터즈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는 선수 출신뿐 아니라 평소 걷기와 달리기, 운동을 즐기는 35세 이상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생활체육 축제다.
최근 참가 신청자 상당수가 40~60대 생활체육인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은퇴 선수들의 재도전과 초고령 참가자들의 열정은 일반 시민들의 생활체육 참여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진기훈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는 은퇴 선수들에게는 다시 도전할 기회를, 생활체육인들에게는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는 꿈을 선사하는 축제"라며 "김희선·도호영 부부와 문기숙 씨, 그리고 106세 태국 참가자와 같은 감동적인 도전이 더 많은 시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는 대구시와 세계마스터즈육상연맹(WMA)이 공동 개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마스터즈 육상대회로 오는 8월 22일부터 9월 3일까지 13일간 대구스타디움 일원에서 열린다.
35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 신청은 오는 23일까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국내 참가자들에게는 태극마크가 부착된 대한육상연맹 승인 한국대표 공식 유니폼이 제공된다. 이와 함께 기념 메달과 대구로페이 2만원권, 개회식 퍼레이드 우선 참가권, 축하공연 입장권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2027 대구마라톤 우선 참가 신청권(선착순 3천 명)도 제공돼 전국 육상 동호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강하게'를 넘어 '더 오래, 더 즐겁게, 함께'를 실천하는 마스터즈 무대. 대구에서 펼쳐질 또 하나의 감동 드라마가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이창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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