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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5천명 찾은 금호강바람소리길축제…존폐 논란 속 "북구 자존심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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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이어온 북구 대표 가을축제, 예산 심의 앞두고 존치 논란
"관광형 축제로 재정비 필요" vs "주민 화합·지역 정체성 상징"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 북구의 대표 가을축제인 '금호강바람소리길축제'가 존폐의 갈림길에 선 가운데, 지역사회에서는 "북구의 자존심과 공동체 정신을 담은 축제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축제에는 역대 최다인 8만5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되면서 단순한 예산 논리를 넘어 축제의 가치와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북구 금호강 바람소리길 축제 현장 전경 [사진=북구청]

15일 북구에 따르면 금호강바람소리길축제는 지난 2015년 시작돼 올해 개최될 경우 12회째를 맞는다. 행복북구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하며 산격대교 인근 산격야영장을 중심으로 열려온 북구의 대표 문화행사다.

축제는 과거 낙동강과 연결된 금호강에서 선비들이 배를 띄우고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겼던 역사·문화적 배경에서 착안해 기획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북구 23개 동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화합의 장으로 성격이 확대되면서 본래의 역사문화 콘텐츠가 다소 희석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북구는 현재 금호강바람소리길축제와 떡볶이페스티벌 등 두 개의 대형 축제를 운영 중이다. 두 축제 모두 연간 5억 원 안팎의 예산이 투입된다.

일부에서는 축제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외부 관광객 유입 효과가 제한적이고, 행사장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우천 시 추가 복구 비용이 발생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북구의회 관계자는 "행사 시기가 장마철과 맞물리는 경우가 있어 비가 내린 뒤 행사장 정비에 상당한 예산이 투입된다"며 "축제의 정체성과 운영 방향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화재단이라는 전문 조직이 있음에도 별도의 축제 운영 조직을 고민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전문성을 강화해 제대로 육성하든지, 아니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구 북구 산격대교 특설무대에서 열린 ‘금호강 바람소리길 축제’ 개막 행사에 불꽃이 터지고 있다 [사진=행복북구문화재단]

하지만 축제 폐지에 대한 반대 여론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지난해 성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9월 열린 금호강바람소리길축제에는 약 8만5000명이 방문하며 역대 최대 관람객 기록을 세웠다.

당시 축제는 '힐링'을 핵심 콘셉트로 내세워 기존 행사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북구 23개 동 주민들이 참여한 금호강 가요제를 비롯해 CM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 조째즈, 양지은, 강혜정, 고성현 등의 개막 무대가 큰 호응을 얻었다. 폐막 공연에서는 뮤지와 크라잉넛이 무대에 올라 축제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약 3천300㎡ 규모의 인조잔디 공간에 조성된 '힐링존'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돗자리 대여와 그림그리기 대회, 요가와 댄스 프로그램 등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콘텐츠가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축제 떼춤떼창 퍼포먼스 공연 사진 [사진=행복북구문화재단]

금호강 수변을 활용한 레포츠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었다. RC요트와 카약, 윈드서핑, 제트보드 시연은 물론 물수제비 챌린지까지 마련돼 수변축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서울에서 축제를 찾은 이재훈(45) 씨는 "친구들과 금호강을 따라 걸으며 다양한 체험 행사에 참여한 것이 좋은 추억이 됐다"며 "대구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런 성과를 들어 축제의 존속 필요성을 강조한다.

산격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북구에 남은 대표 축제가 사실상 두 개뿐인데 하나를 없애는 것은 북구민의 자존심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일"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면 되는 것이지 폐지부터 논의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수성못페스티벌이나 치맥페스티벌도 처음부터 지금 같은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며 "금호강이라는 북구만의 자산을 살려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구 측도 축제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주민 화합과 공동체 활성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호강변이라는 공간적 특성상 하천 점용 허가와 접근성 등 현실적인 제약이 있는 만큼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축제 존폐를 단순히 예산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지역 축제 전문가들은 "금호강바람소리길축제는 이제 폐지와 존치의 이분법적 논쟁을 넘어 금호강의 역사성과 수변 생태를 활용한 관광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주민 화합 기능과 외부 관광객 유입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균형 있게 달성할 수 있는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논쟁의 핵심은 '없앨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있다는 지적이다.

12년 동안 이어져 온 금호강바람소리길축제가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북구의 문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 주민은 "축제는 예산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지역의 소중한 문화 자산"이라며 "오랜 시간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온 북구의 대표 축제를 더욱 발전시켜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강바람소리길축제 개최 여부는 이달 열리는 북구의회 예산 심의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대구=이창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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