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건설수주가 큰폭으로 증가했지만 실제 공사실적과 체감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재개발과 반도체 공장 등 일부 대형프로젝트가 수주증가를 이끌었지만 공사비 상승과 금융부담, 미분양리스크가 지속되면서 건설업계 회복 체감도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남3구역 재개발 철거 현장.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f4f3b5411657a.jpg)
수주 늘었지만 공사 물량 감소로 체감 회복 제한적
1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CERIK)의 '월간 건설시장동향(2026년 6월호)'에 따르면 올 4월 국내 건설수주는 19조7000억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35.9% 증가했다.
공공 건축수주는 232.8%, 민간 토목수주는 465.6% 늘며 전체 수주증가세를 견인했다. 공공부문에서는 신흥 3구역과 성북1구역 공공재개발사업이, 민간부문에서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제5공장 골조공사 등 대형 산업설비 프로젝트가 영향을 미쳤다.
다만 수주증가가 건설시장 전반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민간 주택수주는 전년동월 대비 7.0% 감소했고 비주택 건축수주 증가율도 0.6%에 그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4월 수주 증가는 특정 대형 사업에 집중된 영향이 크다"며 "건설경기 전반의 회복으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실제 공사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4월 건설기성(완료된 공사량)은 11조7000억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1.1% 줄었다. 최근 3년간 4월 평균인 13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2조1000억원 낮은 수준이다.
주거용 건축기성은 2.8%, 비주거용 건축기성은 2.7% 감소했다. 공공·토목부문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민간 건축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업계에서는 분양시장 상황과 금융조달 여건 등을 고려해 착공시점을 늦추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비 상승에 체감경기 냉랭…서울·지방 격차도 확대
건설현장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4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6.88로 전년동월 대비 4.4% 상승했다. 2023년 3월 4.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같은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2.6%)을 크게 웃돌며 원가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주요 자재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아스콘·아스팔트제품 가격은 전년대비 28.83% 급등했고 일반철근 시장가격지수도 6.2% 상승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수주 규모보다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성 검토가 보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체감경기 역시 회복과는 거리가 있다. 5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 종합실적지수는 71.5로 전월보다 6.3포인트 상승했지만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CBSI는 건설사가 체감하는 경기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준선 100 밑이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신규수주지수(68.3), 공사기성지수(79.0), 수주잔고지수(73.1) 등 주요 지표도 여전히 100을 넘지 못했다.
특히 자금조달지수는 69.0, 자재수급지수는 63.4에 머물러 금융조달과 원자재 확보 부담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양극화도 두드러졌다. 서울 CBSI는 83.8로 전월대비 17.3포인트 상승한 반면 지방은 62.7로 2.6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86.7)과 중소기업(61.3) 간 격차도 25포인트이상 벌어지며 수주 회복 효과가 수도권과 대형사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건설업 고용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건설업 취업자는 194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000명(0.4%) 감소했다. 감소 폭은 크지 않았지만 건설업 취업자 수는 24개월 연속 줄어들며 업황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분양 부담에 착공 신중…"사업 추진 여건 개선 필요"
미분양 부담도 여전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5179가구, 준공후 미분양은 2만9504가구로 집계됐다. 수도권 미분양은 감소했지만 지방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주는 미래 일감을 확보했다는 의미지만 실제 착공과 준공까지는 시차가 있다"며 "공사비 상승과 금융 부담, 미분양 위험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수주 증가가 곧바로 기성 증가로 연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공급 확대 목표 제시보다 사업이 실제 추진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사비 부담 완화와 금융시장 안정, 사업 지연 요인 해소가 함께 이뤄져야 수주가 착공과 공급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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