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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고유가 지속...석화·철강 '울고' 조선·방산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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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자동차는 환율 영향 미미···상황은 예의 주시
비상경영 돌입했던 항공업계는 유류할증료 인하에 기대

[아이뉴스24 양길모·이한얼·권서아 기자]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원·달러 환율이1500원대를 웃도는 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산업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석유화학 정유 철강 등은 유가 상승과 원자재 수입에 따른 원가 압박이 커 수익성에 타격을 받는 상황이 지속되는 반면 방위산업과 조선업종은 달러 기반의 수출 확대로 오히려 수혜를 입는 형국이다. 반도체와 자동차는 제품 수출과 자재 수입에서 환차익과 환차손이 상쇄돼 큰 영향은 없지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 뉴노멀'로 굳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3월 1500원을 돌파한 이후 4월 1400~1500원을 오가다 지난달 15일부터 17일 연속 1500원대에 묶여 있었다. 이후 지난 8일 1555원을 넘어서며 17년 3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구두 개입으로 1530원대에 이어 다시 1520원선까지 내려가며 현재 급한 불은 끈 상황이다. 하지만 장기화된 미-이란 전쟁 등의 요인으로 원화 안정성이 계속 위협받고 있다.

아시아 원유시장의 기준유인 두바이유도 중동 전쟁 직후인 3월 배럴당 129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5~6월 100달러 전후로 낮아졌다. 최근에는 배럴당 9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현 상황을 유가 하락 국면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행정안전부는 30일 '고유가 피해지원금 범정부 TF'를 열어 연 매출액이 30억원을 초과하는 주유소를 고유가 지원금 사용처로 추가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2026.4.30 [사진=연합뉴스]

고환율이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석유화학업계는 고유가와 고환율이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했다. 나프타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유가와 연동되는 데다 수입 비중도 높아 원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황 부진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원가 부담까지 확대되면 수익성 회복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대한송유관공사 서울지사 앞에서 유조차가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철광석과 원료탄 등 핵심 원재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철강업계도 원가 부담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급과 국내 건설경기 악화, 중동발 리스크에 따른 원재료비 상승으로 장기간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 전력비와 물류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정유업계도 단기적으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고유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 도입 비용이 늘어나고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향후 유가와 환율의 변동성이 올해 하반기 실적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고환율이 업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 대금이 원화 기준으로 늘어나는 효과가 있지만, 장비와 원자재 수입 비용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기업들은 수출과 수입 모두 달러 기반 거래 비중이 높아 환차익과 환차손이 상당 부분 상쇄된다는 설명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반도체 업계는 환율 영향이 크지 않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수출로 달러를 벌지만 장비와 소재 수입 비중도 높아 환율 상승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된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고유가에 따른 기름값 상승으로 기존 차량에서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선호도 및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 원화 상승하는 부분도 수출에서는 경쟁력이 있지만, 내수부분에서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김필수 전기차협회 회장은 "중동전쟁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석유 1.0 시대는 끝났다고 봐야 하고, 친환경에 대한 가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환율의 경우 완성차 수출과 원자재 부품 수입이 서로 상쇄된다"고 설명했다.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주예술의전당 앞 중앙마당에 전시된 현대차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방산과 조선업계는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대규모 수출 계약이 대부분 달러화로 체결되는 만큼 원화 가치 하락은 매출과 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수년치 수주잔고를 확보한 국내 조선사와 방산업체들은 환율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업계와 조선업계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라며 "중동으로부터 국내 방산 기업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조선업계도 미국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한 지렛대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조선업이 전면에 내세워지는 등 수혜를 입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사진=한화오션]

항공업계는 국제 유가 급등으로 최근 비상경영에 돌입한 바 있다. 다만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앞두고 유류할증료 인하 등으로 조금씩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전달 싱가포르 항공유 현물가격(MOPS) 평균값을 반영하는 항공유의 특성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유류할증료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선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전 노선 유류할증료를 편도 기준 2만4200원으로 인하했다. 오는 16일 발표되는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싱가포르 항공유가 안정화된 만큼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앞둔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여행객들이 탑승 수속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5.10.2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최근의 고환율·고유가와 관련 수입 원자재와 에너지 비용 등으로 기업의 비용 인플레이션으로 압박이 되고 있지만, 일부 업종에서는 수혜로 작용하고 있어 산업별 맞춤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고환율은 수출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환산 매출 증가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원자재와 에너지 수입 비용도 함께 높아져 업종별 영향이 엇갈린다"며 "특히 고유가까지 겹친 현재 상황은 전반적으로 비용 부담을 키우면서도 일부 업종에는 수혜 요인으로 작용하는 양면성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방산·조선처럼 달러 매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환율 상승 효과를 상대적으로 크게 누릴 수 있지만, 철강·석유화학 등은 원가 부담이 더 크게 체감될 수 있다"며 "결국 기업별 사업 구조와 수출 비중, 원재료 조달 방식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양길모 기자([email protected]),이한얼 기자([email protected]),권서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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