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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외치던 재계, 이제는 실행이다…삼성·SK·LG 'AX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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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조직 전반 AI 적용 본격화
총수 리더십 필요한 기업 AX
"AX 성공 조건은 사업 재설계"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국내 주요 그룹들이 하반기 경영전략의 핵심 화두로 인공지능 전환(AX·AI Transformation)을 내세우고 있다.

과거 AI 기술 확보와 투자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올해는 사업과 조직 전반에 AI를 실제 적용하는 실행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 LG는 이달부터 주요 전략회의와 경영행사를 잇달아 열고 AX 추진 현황과 실행 방안을 집중 점검한다.

특히 주요 그룹 총수들이 직접 AX를 챙기면서 AI 전환이 그룹 차원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 글로벌전략회의서 AX 점검… "조직 DNA 바꾼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삼성이다.

삼성전자는 다음 주 글로벌전략회의를 열고 전 세계 주요 법인장들을 서울로 불러 모을 예정이다. 글로벌전략회의는 매년 상·하반기 주요 사업 현황과 시장 전망, 지역별 경영 전략을 점검하는 삼성의 대표 회의체다.

올해 회의에서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 주요 사업의 수주 현황과 업황 전망뿐 아니라 전 세계 법인들의 AX 전략도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은 최근 전 계열사 업무 전반에 AI를 도입하는 'AI 대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초 사장단에 "일하는 방식과 조직 DNA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며 "연구개발(R&D)부터 생산·마케팅·지원까지 모든 밸류체인에 AI를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6년 제36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박학규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장(사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박 사장은 평소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화와 의사결정 속도 향상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오는 12일부터 전 직원이 업무에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를 활용할 수 있는데 이 같은 굵직한 결정에도 박 사장이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이 제시한 AX 구상이 회사 곳곳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역할을 박 사장이 맡은 셈이다.

삼성은 주요 계열사에도 AX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사장단과 임원 2300여명을 대상으로 한 AI 집중 교육도 진행하기로 했다.

SK, '뉴 이천포럼' 첫 개최… AX 실행 로드맵 논의

SK그룹도 AI를 그룹 차원의 최우선 과제로 올려놓고 있다.

SK는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26 뉴 이천포럼'을 개최한다.

올해 처음 열리는 뉴 이천포럼은 기존 경영전략회의와 이천포럼을 통합한 행사다. 최태원 회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 50여명이 참석한다.

포럼 주제는 'AI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이다.

최태원 SK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고깃집에서 열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의 삼겹살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SK는 AI 기술 변화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기존 논의 구조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경영진과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 토론 구조를 마련했다.

AI 시대가 본격화되는 현 시점을 그룹의 대응 속도를 높일 '골든타임'으로 규정하고 대응 전략과 실행 로드맵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최 회장 역시 평소 공개 석상에서 AI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최근에는 AI를 미래 산업 질서를 바꿀 핵심 기술로 규정하며 그룹 차원의 투자와 사업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LG, 실리콘밸리 찾아 AI 사업화 점검

LG도 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는 권봉석 ㈜LG 부회장 주재로 주요 경영회의를 수시로 열며 계열사별 AI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이달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참석하는 경영회의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와 로봇 인공지능(AI) 기업 스킬드AI 경영진을 잇달아 만나 AI 사업화 전략과 피지컬 AI 방향성을 점검했다.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 대표(왼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

LG는 제조와 서비스, 고객경험(CX) 분야의 AI 활용은 물론 휴머노이드와 스마트팩토리 등 피지컬 AI를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 LG AI연구원 설립을 지시한 이후 AI 연구개발과 투자 확대를 지속 주문해 왔다. 최근에도 "AX 시대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실행 중심의 AI 전략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 "AX 성공 조건, '기술 도입' 보다 '사업 재설계'"

올해는 주요 그룹들이 AI를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와 사업에 적용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이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성형 AI 도입, 제조 현장 적용, 의사결정 체계 혁신,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 등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어서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AI 비즈니스 전공 교수는 주요 그룹들이 총수 주도로 AX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기존에는 인사(HR)나 정보기술(IT) 부서 중심으로 AI 교육과 디지털 전환이 추진됐다"며 "하지만 사업 방향과 조직 구조를 바꾸는 문제는 실무 조직만으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고 경영진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과거 디지털 전환(DX)은 IT 부서가 주도하는 성격이 강했지만 AX는 사업 전략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춰 AI를 적용하는 방식"이라며 "사업 전략과 조직 운영 체계를 바꾸는 작업인 만큼 총수와 최고경영진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X 성공 조건으로는 '기술 도입'보다 '사업 재설계'를 꼽았다.

김 교수는 "일부 기업들은 AI를 비용 절감이나 인력 감축 수단으로 먼저 접근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며 "중요한 것은 AI 시대에 시장과 고객이 어떻게 바뀌는지 먼저 분석하고, 이에 맞춰 사업 전략과 조직 구조를 재설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는 점도 그만큼 AX를 기업 생존과 직결된 과제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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