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제약사의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플랫폼에 올라타고 있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검증까지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개발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플랫폼 주도권이 소수 글로벌 제약사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일라이릴리 바이오테크놀로지 센터. [사진=REUTERS/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f557a62569046f.jpg)
1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파로스아이바이오와 아리바이오는 최근 일라이 릴리의 AI 신약개발 플랫폼 '튠랩'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튠랩은 릴리가 신약연구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학습시킨 AI 모델을 외부 바이오에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기존 AI 신약개발 플랫폼이 후보물질 발굴속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튠랩은 검증단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약물 체내동태(PK), 독성, 안전성, 전임상 결과 등을 분석해 개발가능성이 낮은 후보물질을 조기에 걸러내는 방식이다.
현재 공개된 튠랩 모델은 총 18개다. 이중 12개는 경구용 저분자 신약의 흡수·대사·독성 등을 예측하는데 활용되며 나머지 6개는 항체기반 바이오의약품 후보물질 평가에 사용된다.
이는 릴리가 약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이상을 투자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다만 튠랩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개방형 서비스는 아니다. 릴리가 선정한 기업만 접근권을 받는다. 참여기업은 자체 연구 데이터를 AI 모델 성능개선에 보탠다. 데이터는 외부에 직접 공유하지 않고 각기관 내부에 보관한 채 모델만 학습시키는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 방식이 적용된다.
업계에선 튠랩이 향후 신약 후보물질 평가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 플랫폼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후보물질이 투자유치나 공동개발, 기술수출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어서다.
튠랩은 릴리 바이오텍 지원 프로그램인 '카탈라이즈360'과도 연계돼 있어 연구개발 지원과 투자 네트워크 활용이 가능하다.
반면 데이터 주도권 집중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참여기업이 늘어날수록 플랫폼 운영사인 릴리의 AI 모델은 더욱 정교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릴리는 AI 반도체기업인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연산 인프라도 활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합학습은 원본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델 개선과정에서 창출된 가치가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는 여전히 논쟁거리"라며 "AI 신약개발이 확산될수록 플랫폼 운영기준과 데이터 활용범위를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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