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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창사 70년만 첫 파업…해외실적 놓고 임금교섭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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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매출비중 전체 67%로 확대
勞 "성과공유" vs 使 "국내실적 기준"
10일 추가교섭 결과에 식품업계 촉각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오리온 노사가 임금체계 개편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0일 추가교섭에 나선다. 창사 70년만에 처음 발생한 파업으로 이날 협상 결과에 따라 향후 노사관계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사측과 노조는 올해 임금교섭 과정에서 임금 인상폭과 보상체계 개편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국내 제과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실적성장에 비해 직원보상이 충분하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오리온 신사옥 전경. [사진=오리온]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오리온지회는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임금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노조는 당시 "오리온은 매년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 축배를 들고, 주주들에게는 수백억원의 배당 잔치를 벌였다"며 "화려한 성과의 밑바탕에는 매일 같이 이어지는 연장근로에도 단 한 푼의 수당조차 받지 못한 노동자들의 피와 땀, 삶의 질을 포기한 공짜 노동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달 4~5일에는 전국 슈퍼마켓에 납품을 담당하는 영업직원 일부가 오전근무만 하는 부분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노조는 전직무 기본급 7.5% 인상과 함께 기본급·수당비율을 기존 6대 4에서 7대 3으로 조정, 직무별 보상체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존 2% 수준이던 임금 인상률을 3.5%로 상향한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양측은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러시아 한 매장에 초코파이가 진열돼 있다. [사진=오리온]

이번 갈등의 핵심은 오리온의 글로벌 성장성과를 국내 임금체계에 어느 수준까지 반영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리온그룹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3324억원, 영업이익 558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7.3%, 영업이익은 2.7% 증가했다.

이중 해외매출은 2조225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6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인도법인 매출이 각각 47.2%, 30.3% 성장세를 기록하며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국내법인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지난해 한국법인 매출은 1조1458억원으로 전년대비 4.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868억원으로 4.6% 늘었다.

올 1분기에도 해외법인 매출 증가율은 24%를 웃돈 반면 국내 매출 증가율은 0.4% 오르는데 그쳤다.

사측이 국내법인 실적을 기준으로 임금협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노조는 그룹 전체 수익성이 개선된 만큼 성과를 현장직원들과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사는 지난 1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2026년 임금교섭을 진행했으나 4월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5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절차를 거쳤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추가교섭은 부분파업 이후 진행되는 만큼 향후 갈등수위와 추가쟁의 여부를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업계 최고수준의 임직원 보상제도로 지난 10여년간 인당 평균 급여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매년 3~8% 수준의 임금인상과 상·하반기 PI 성과급 외 2015년부터는 초과이익 발생시 PS 성과급, 2019년부터는 추석 특별성과급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노조와 원만한 협의를 통해 합리적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단순 임금협상을 넘어 해외사업 비중이 확대된 국내 식품기업들의 성과배분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고 있다.

최근 K푸드에 대한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매출이 늘고 있지만 임금교섭은 여전히 국내법인 단위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는 이번 갈등이 영업직 중심 임금체계 개편 문제에서 비롯된 만큼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K푸드의 해외 성장세가 커지면서 직원 보상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해외법인이 현지에서 생산하고 판매한 실적까지 국내 임금교섭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지는 기업마다 사정이 다르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번 교섭결과는 오리온뿐 아니라 해외매출 비중이 커진 식품기업들이 성과 배분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살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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