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9.24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4e3574fa55e7b.jpg)
[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년 동안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대외정책의 핵심 원칙으로 내세웠다. 이념과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국익과 실리를 최우선에 두는 외교 기조를 바탕으로 한미동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한중 관계 정상화와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 복원 등을 끌어낸 점은 주요 성과로 꼽힌다. 또한 유엔총회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외교 무대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정부 출범 이후 1년 동안 남북 관계 개선에서는 뚜렷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집권 2년 차에는 경색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외교·안보 분야의 과제로 남아 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해 순방 9회, 14개국 방문을 소화하며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사실상 중단됐던 정상외교 복원에 공을 들였다. 이동 거리만 약 15만㎞에 달해 지구를 3.8바퀴 도는 수준의 강행군을 이어갔다. 또 이를 통해 주요국 정상들과 연쇄 회담을 갖고 한국의 외교 공백 우려를 불식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외교적 위상을 회복하는 데 힘을 쏟았다.
관세협상·한중 복원·한일 협력…'실용외교' 합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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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한미 관세협상과 한중·한일 관계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며 실용외교 기조를 구체화했다.
취임 직후 맞닥뜨린 가장 큰 외교 현안 중 하나였던 한미 관세 협상은 취임 한 달 만인 상황에서 선방한 사례다. 정부는 한미 상호 관세율 25% 발효를 이틀 앞둔 지난해 7월 30일, 상호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의 합의를 끌어냈다. 이후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통상·안보 분야 협상의 세부 사항을 최종 조율했고, 양국은 이를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 자료) 형태로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핵추진잠수함 운영과 자체 우라늄 농축·재처리 권한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며 한미동맹 강화와 자주국방 역량 확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진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목표로 관련 협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중 관계 역시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올해 1월 첫 양자 정상외교 행선지로 중국 베이징을 선택하며 한중 관계 복원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 당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이후 다시 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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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의 관계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 정상 간 '셔틀 외교'를 지속하며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에 공을 들였다. 애초 '친한파'로 평가받던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물러나고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하면서 한일 관계가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역사·영토 문제와 경제·안보·문화 협력을 분리해 접근하는 '투 트랙' 기조를 유지하며 협력의 동력을 살려냈다.
이를 통해 과거사 문제에는 원칙적으로 대응하면서도 경제·안보 협력을 확대하며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미국과 중국, 일본 사이의 복잡한 국제 질서를 고려하면 지난 1년간의 외교정책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특히 한일 관계의 경우 역대 정부와 비교해도 정상 간 긴밀한 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집권 2년 차에는 이 대통령이 단순히 국제 정세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국제 질서 형성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현재까지는 주요국 사이에서 균형을 비교적 잘 유지해 왔다"며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국제 질서를 주도하는 역할을 고민할 시점이다. 한국은 그럴 만한 역량과 위상을 갖춘 국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 동안 이 대통령 역시 그런 방향으로 과감하게 나아가지는 못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국제사회 현안에 참여하고, 한국이 지향하는 방향으로 국제 질서 형성에 기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는 답보…집권 2년 차 대북전략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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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북정책 분야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부는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핵심으로 하는 'END 이니셔티브'를 제시하며 한반도 평화 구상을 내놓았지만,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진전 없이 선언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남북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북한은 이 대통령의 대화·협력 제안을 사실상 외면한 채 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중국·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도 한층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 취임 1주년 직후 이뤄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국빈 방문은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지형 변화 속에서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집권 2년 차에는 남북관계 교착 상태를 해소할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정교한 대북 전략이 없는 것 같다"며 "이제 초점을 비핵화에서 북핵 동결에 맞춰 국제 사회가 하나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을 동결하면 우리가 북미 관계, 북일 관계 정상화를 도와주고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4자 협상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큰 그림을 가지고 나설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셈법을 바꿀 전략 가지고 접근을 해야 한다. 지금은 전략 부재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문장원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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