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종근당 이장한 회장의 장남 이주원 종근당 이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가족기업 벨에스엠이 올해 들어 종근당홀딩스 지분 매집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이주원·이주경·이주아 등 자녀들이 개인 명의의 주식담보대출로 직접 지분을 사들이던 과거 방식에서, 그룹 내부거래로 현금흐름을 갖춘 가족법인을 앞세우는 쪽으로 승계 재원 조달 경로가 옮겨가는 모습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벨에스엠은 올해 1월 9~13일 3거래일에 걸쳐 종근당홀딩스 주식 3000주를 장내에서 사들인 데 이어, 5월20일부터 6월1일까지 5528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로써 벨에스엠의 종근당홀딩스 누적 보유 주식은 2만3437주(지분율 0.47%)로 늘어났다.

벨에스엠이 종근당홀딩스 지분을 처음 사들인 것은 2024년 12월이다. 첫 매입 이후 지난해 말까지 보유 물량을 1만4909주로 늘렸고, 올해 두 차례에 걸쳐 8528주를 더 담으며 매집을 이어갔다.
종근당홀딩스 지분 승계는 그간 이 회장의 세 자녀가 개인 명의로 직접 떠안아 왔다. 이주원·이주경·이주아씨는 2018년부터 삼성증권 등에서 종근당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차입해 종근당홀딩스 지분을 경쟁적으로 사들였다. 차녀 이주아씨는 삼성증권 외에 신한투자증권에서도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이 같은 매입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종근당의 무상증자가 있다. 종근당은 2018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매년 보통주 1주당 0.05주꼴로 무상증자를 실시해왔고, 자녀들은 무상신주로 늘어난 종근당 지분을 담보로 제공해 대출을 일으켜 종근당홀딩스 매입 재원을 마련했다. 뚜렷한 근로소득 없이도 지주사 지분을 꾸준히 늘릴 수 있었던 구조다.
그러나 자녀들이 개인 명의로 직접 보유한 종근당홀딩스 지분은 2023년 이후 사실상 멈춰 섰다. 현재 이주원씨가 14만4867주(2.89%), 이주경씨가 12만7780주(2.55%), 이주아씨가 12만9650주(2.59%)를 들고 있는데, 2023년 추가 매입 이후 변동이 없다. 대신 그 빈자리를 2024년 말부터 벨에스엠이 메우기 시작했다.
벨에스엠은 이주원씨가 지분 40%를 쥔 최대주주이고, 이장한 회장이 30%, 이주경·이주아씨가 각각 15%를 보유한 100% 가족기업이다. 종근당빌딩에 자리 잡은 이 회사는 시설관리·경비·환경미화·화물운수업 등을 영위하면서 그룹 계열사와 거래로 매출을 올린다. 2023년 특수관계자 매출은 약 35억7000만원으로 종근당건강·종근당 등이 주요 거래처다.
종근당홀딩스 주식 매입 주체가 개인에서 가족법인으로 바뀐 데에는 자녀들의 개인 차입 여력이 한계에 다다른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녀들은 종근당 주식을 담보로 1인당 50억~7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아 매입을 이어왔는데, 담보로 묶인 종근당 지분이 늘고 차입 금리도 2020년 연 3%대에서 2023년 연 5%대로 오르면서 추가 차입에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앞서 벨에스엠이 매입에 나선 시점에도 자녀들의 매입 여력이 여의치 않은 점이 동원 배경으로 지목된 바 있다.
반면 벨에스엠은 그룹 내부거래에서 나오는 자체 현금흐름으로 매입 재원을 댈 수 있어, 자녀 개인의 부채를 더 늘리지 않고도 지분을 쌓을 수 있다. 개인 차입의 이자 부담과 담보유지비율(LTV) 관리 부담을 법인이 떠안는 구조로, 승계 재원 조달 방식이 한층 안정적인 형태로 옮겨간 것으로 평가된다. 이주원씨가 벨에스엠 최대주주이자 종근당 이사를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집은 장남을 정점으로 한 승계 구도를 따라가는 흐름으로 관측된다.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로 조성한 자금이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에 투입되는 구조여서, 일감 몰아주기성 사익편취 논란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동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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