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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죽어도 김범석 총수 아니라는 쿠팡…공정위와 막판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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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인 공시 기간 종료에도 쿠팡 "해당 사항 없다" 입장 유지
김범석 동일인 지정 취소 소송 영향…16일 심문기일 '분수령'
총수 체제 전환 기로 선 쿠팡⋯패소 시 사업 전략 유지 부담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강경 기조에도 김범석 의장의 동일인 지정을 인정하지 않은 채 기존 태도를 고수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법원의 효력 정지 결정에 따른 것이나 동일인 지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정 공방을 앞두고 공정위와 힘겨루기가 거세지는 분위기다.

8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일 대규모기업집단 현황 공시에서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국외 계열회사 현황 등에 대해 "해당 사항 없음"으로 기재했다. 공정위가 지난 4월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했음에도 사실상 기존 공시 기준을 유지한 것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매년 기업집단 현황을 공시해야 한다. 올해 공시 기한은 지난 2일 종료됐다. 업계에서는 공정위의 동일인 변경 지정 이후 처음 이뤄진 공시라는 점에서 쿠팡의 대응에 주목해 왔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 [사진=연합뉴스]

앞서 공정위는 지난 4월 29일 김범석 의장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동일인 지정 제도는 기업집단을 하나의 경제 단위로 보고 해당 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개인이나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씨의 국내 경영 참여 사실을 확인하면서 쿠팡에 적용해 온 법인 동일인 예외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동일인 지정은 대기업집단 규제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를 넘어선다. 동일인은 물론 친족의 경영 참여 여부와 계열사 지분 보유 현황 등에 대해서도 보다 엄격한 관리·감독이 이뤄진다.

이에 따라 해당 기업집단도 동일인과 친족의 경영 참여 여부와 계열사 지분 보유 현황 등을 매년 공시해야 하며 공정위의 관리·감독도 받게 된다.

만약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최종 확정될 경우 쿠팡은 사실상 '총수 있는 기업집단' 체제에 편입된다. 총수 일가 관련 공시 의무와 사익편취 규제가 적용되고 계열사 간 거래에 대한 관리·감독도 한층 강화되는 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특히 쿠팡이 행정소송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물류·플랫폼·결제·IT 계열사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온 현 사업 전략을 유지하는 데도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른다. 쿠팡이 동일인 지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관심은 오는 16일 열리는 집행정지 심문에 쏠린다. 이번 심문은 동일인 지정 처분의 효력을 둘러싼 첫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법조계와 업계 안팎에서는 재판부가 효력 정지 기간을 오는 7월 15일까지로 한정한 만큼 그 이전 집행정지 여부에 대한 방향성이 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도 물러설 기색이 없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쿠팡은 총수 일가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썼는데 그 서약서에 위반되는 사실이 발견됐기 때문에 동일인으로 지정했던 것"이라며 "허위 사실이 입증됐을 때 현행법상 고발하는 형사적 제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쿠팡 한 기업의 공시 문제를 넘어 동일인 지정 제도의 적용 범위와 적법성을 둘러싼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외국 국적 창업자가 지배하는 해외 상장기업에 대해 공정위의 동일인 제도를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의 기준점이 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그동안 미국 상장사이자 미국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법인 동일인 체제를 유지해 왔다"며 "이번 소송은 단순히 김범석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를 넘어 외국 국적 창업자가 지배하는 해외 상장기업에 동일인 제도를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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