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HK이노엔이 아토피 신약을 사람이 바르는 '연고제'와 반려견에 먹이는 '경구제'로 병행 개발하는 '투 트랙' 전략을 내세워 눈길을 끈다.
![HK이노엔 스퀘어 전경. [사진=HK이노엔 제공]](https://image.inews24.com/v1/86aa8619051c72.jpg)
8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반려견 전용 아토피 피부염 신약 후보물질 'IN-115314'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IN-115314는 염증과 가려움을 유발하는 '야누스 키나제(JAK)-1'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물이다. JAK-1은 면역세포 안에서 염증신호를 전달하는 효소로 IN-115314는 이 신호를 차단해 염증과 가려움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눈에 띄는 점은 개발경로다. IN-115314는 당초 사람의 아토피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물질이다. HK이노엔은 사람과 반려견 아토피 모두 면역·염증신호가 관여한다는 점에 착안해 기존 후보물질의 적용범위를 반려동물 치료영역으로 넓혔다.
다만 투여방식은 다르다. 반려견은 먹는 경구제로 개발중이며 국내 13개 동물병원에서 임상 3상을 마쳤다. 반면 사람은 피부에 바르는 연고제로 추진중이며 국내에서 임상 2상, 미국에서 임상 1상 단계에 있다.
이는 치료 환경을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반려견은 핥는 습성 탓에 국소제 효과가 유지되기 어렵다.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아토피 특성상 전신 작용이 가능한 경구제가 투약 관리에 더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같은 물질인데도 반려견용 개발이 앞선 것은 동물의약품 개발 특성 때문이다. 동물의약품도 안전성과 유효성 등 심사를 거치지만, 사람 대상 신약보다 임상대상과 개발범위가 제한적이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동물의약품 개발에는 통상 10년, 5000만달러(약 770억원) 이상이 든다. 사람 신약 개발에 평균 15년안팎, 10억~20억달러(약 1조5500억~3조원)가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부담이 적다. 같은 후보물질이라도 반려견용에서 상업화 가능성을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이유다.
정부도 반려동물용 신약심사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24년 '동물용 신약 전담 심사팀'을 꾸리고 심사자료 작성과 임상시험 설계 등을 사전상담하는 맞춤형 컨설팅을 운영중이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전담 심사팀 출범 이후 지난해에만 42차례 컨설팅을 진행했다"며 "2022년 0건, 2023년 1건에 그쳤던 동물용 신약 허가건수도 2024년과 작년 각각 7건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시장전망도 밝다. 국내 반려견 아토피 치료제 시장 규모는 별도 통계로 확인되지 않지만, HK이노엔은 글로벌 시장이 지난해 27억 달러(약 4조2000억원)에서 2034년 82억 달러(약 12조7400억원)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새 3배가 넘는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JAK 계열 반려견 아토피 시장은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다"며 "아토피가 사람뿐 아니라 반려견에도 장기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국산품이 상용화된 사례가 없어 HK이노엔에는 선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승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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