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이변은 없었다.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대구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를 꺾고 대구시민의 선택을 받았다.

3일 개표 초반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사전투표함이 먼저 열리면서 김부겸 후보가 앞서 나갔다. 개표율 28%를 넘긴 시점에서는 김 후보가 52%대 득표율을 기록하며 추 후보를 2만 표 이상 앞서기도 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역시 추경호 49.9%, 김부겸 49.1%로 불과 0.8%포인트 차이의 초접전 결과를 내놓으면서 대구 정치권은 긴장감에 휩싸였다.
그러나 본투표 개표가 본격화되면서 흐름은 완전히 달라졌다.
새벽 1시께 추 후보가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격차를 꾸준히 벌리며 최종 득표율 53.92%를 기록, 45.05%를 얻은 김 후보를 8.87%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선거 기간 내내 "경제시장"을 강조해온 추 후보는 승리 직후 "당선의 기쁨보다 시민들의 준엄한 명령을 더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무너진 대구 경제를 다시 일으키고 도시의 미래를 재건하라는 시민들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여야 대결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낸 김부겸 후보와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경호 후보의 맞대결은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특히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정신 차리게 하려면 자신을 선택해 달라"며 대구 변화론과 경쟁체제 구축을 내세웠고, 추 후보는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를 외치며 경제 회복론으로 맞섰다.
결국 대구 시민들은 변화보다 안정 속 실력, 정치적 상징성보다 경제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번 선거 과정에서 시민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경제였다.
청년 유출, 침체된 골목상권, 기업 투자 감소, 인구 감소 등 대구가 직면한 현실적 문제들이 시민들의 표심을 움직였다.
경제부총리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추 당선인의 중앙정부 네트워크와 경제 전문성이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김 후보 역시 대구 정치사에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선거 초반 열세 전망을 뒤집고 초박빙 승부를 만들어냈고, 개표 초반에는 실제로 선두를 달리며 대구 민주당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김 후보는 패배를 인정하며 "대구에 경쟁이 벌어지고 여야가 시민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서비스 정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승자와 패자는 갈렸지만 이번 선거가 남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대구 시민들은 더 이상 정당만 보고 표를 주지 않았다.
경제를 살릴 수 있는가,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를 만들 수 있는가, 침체된 도시를 다시 성장시킬 수 있는가를 물었다.
이제 공은 추경호 당선인에게 넘어갔다.
경제시장이라는 약속, TK신공항 추진, 미래산업 육성, 청년 일자리 창출, 대구경북 행정통합 등 선거 과정에서 내놓은 수많은 공약들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시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이번 선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대구 시민들이 추경호 당선인에게 보낸 53.92%의 선택은 축하의 박수라기보다 "경제를 살려달라"는 무거운 주문에 가깝다.
그 주문에 얼마나 빠르고 확실하게 답하느냐가 앞으로 4년 대구시정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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