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이재명 정부 1년] AI가 과학을 집어삼켰다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과기정통부냐 or 인공지능부냐…당신의 판단은?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진=정종오 기자]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진=정종오 기자]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이재명정부는 지난해 6월 4일 출범하자마자 ‘과학기술계 내란’으로 꼽히는 윤석열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섰다. 다시는 이 같은 ‘폭거’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자 당위성이었다.

과학기술계는 이를 환영했다. 문제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선언과 목소리만 컸지, 실행과 전략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선언과 목소리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박인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윤석열정부 R&D 예산 삭감에 대한 진상규명 TF가 지난해 8월 발족했다. 지난해 12월 1차 보고서가 나왔다.

R&D 예산 삭감이 실제 현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삭감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됐는지, 책임져야 할 이는 누구인지, 어떤 시스템적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포함하는 종합 보고서가 올해 4월 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는데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관련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27년 R&D 예산 편성 작업이 마무리되고 있는 시점에서 R&D 삭감에 대한 종합보고서 작성이 늦어지는 배경을 두고 ‘진심으로 진상규명에 의지가 있는 것이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과학기술계→과기혁신본부→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기획예산처→국회로 이어지는 R&D 예산 편성 시스템에 어느 것 하나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정부출연연구소 한 관계자는 “종합보고서가 나왔는지, 누가 책임을 졌는지에 대해 전혀 얘기가 없다”며 “문제는 이뿐만 아니라 그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이 지난해 7월 발의됐는데,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고 과연 과학기술 혁신과 개혁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2일 황정아 의원 등이 발의한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은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비율이 국가 총지출 규모 대비 5% 이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 부여 △기획예산처 장관이 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 결과에 따른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의 편성과 조정을 할 수 없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여기에 △심도 있는 심사를 위해 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 기한을 8월 20일까지로 늘리는 등 과학기술강국 도약을 위한 안정적 투자가 이뤄지게 하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심의가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등의 개정안이 담겼다.

R&D 예산 삭감에 대한 종합보고서 늑장 작성은 물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내용을 담은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도 1년 동안 계류 중이어서 이재명정부가 R&D 혁신과 제도 개편에 관심이 있는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이재명정부가) AI에 너무 집착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이게 소홀해진 것은 아닌지 생각된다”고 말했다. 현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인데 실제는 ‘인공지능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그는 “R&D의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인데 그런 논의는 전혀 없고 지금 뜨는 이슈나 현재 유행을 따라가는 데 치중하고 있다”며 “R&D 생태계 건전성과 건강성 같은 부분들은 오리무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정부 들어 올해 35조5000억원의 R&D 예산으로 대폭 확대한 것은 맞다”며 “문제는 그 예산을 어떻게, 어떤 곳에 쓸 것인지 구체적 전략이 부족한데 예산을 확대만 하면 다 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여전히 기획예산처에 힘이 실려있고 과학계에 자율성을 강화하는 법과 제도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출연연 관계자는 “AI 전문가에게 과기부 장관, 부총리 역할까지 맡겼는데 부총리로서 해야 할 역할은 안 하고 AI 장관 역할만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국가 미래전략과 그 안에서 과학기술의 역할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그 목적과 지향의 도구인 AI와 관련한 미래전략만 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가 정책과 전략을 좌지우지하고 부총리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문성 틀’을 넘어서서 더 큰 구조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하고 더 큰 맥락에서 문제를 재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정부의 과학기술 1년을 총평하는 질문을 출연연 관계자와 과기정통부 관계자에게 함께 던졌다. 이재명정부 1년을 평가하는 부분에서 출연연과 과기정통부 입장은 갈렸다.

다음은 출연연과 과기정통부의 이재명정부 1년에 대한 평가이다.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진=정종오 기자]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정부 출범 1주년 계기 기자간담회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안세준 기자]

AI 집착 vs 시대적 흐름

출연연: AI에 대한 지나친 환상과 기대가 과학기술을 집어삼켰다(마치 문재인정부에서 4차 산업혁명이 그랬듯이). 이 과정에서 기초연구, 대학원생 등 학문 후속세대, 출연연의 국가적 기능 등 AI와 무관한데 우리나라 과학기술 생태계의 근간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 같다.

과기정통부:AI는 과학기술뿐 아니라 산업, 교육, 행정 등 모든 국가·경제·사회에 변혁을 가져오는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최전면에 부각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런 와중에도 국민주권정부는 R&D 예산 역대 최대 규모 편성과 기초연구 예산 17% 확대(역대 최대 규모), K-문샷 프로젝트 추진 등을 통해 지난 정부에서 심각하게 훼손된 R&D 생태계를 조기에 복원했다.

AI 기반 대형 R&D 프로젝트를 발빠르게 추진 중이며 지난 30여년 이상 동안 출연연의 안정적, 지속적 연구생태계 조성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해왔던 PBS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하는 등과 같은 과감한 결단과 실행을 함으로써 어느 정부보다도 과학기술 생태계 근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잘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장과 소통 부족 vs 차근차근 실행

출연연:PBS 폐지, 연구행정 간소화 등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선언은 긍정적인데 현장과 소통이 잘 되고 있는지(물론 정부에서는 열심히 소통하고 있다고 하겠는데) 의문이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 체감하기까지는 아직 시차가 존재하는 것 같다. 선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천이 더 중요한 것 같다.

과기정통부:PBS 단계적 폐지와 연구행정 간소화 등 선언 직후부터 지금까지 정부는 관련된 조치들을 차근차근 실현해오고 있다. 다만 PBS나 연구행정 제도들은 30여년 이상 동안 운영돼 오면서 임금이나 1년 단위 예산 편성과 집행, 결산 행위 등과 맞물려 있다 보니 훨씬 정교한 분석과 신중한 조치들이 종합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현장에서 체감하는데 당연히 시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보다 명확한 방향 제시와 함께 충분한 소통을 통해 현장의 우려를 줄여 나가면서 긍정적 변화들을 계속 만들어 나가겠다.

과기혁신 제도적 장치 속도감 없어 vs 하반기 국회에 성과 있을 듯

출연연:실제 현장 체감을 위한 법률, 지침, 규정 등 손 볼 곳이 너무 많은데 이에 대한 작업이 어떻게 ‘속도감’ 있게 수행되고 있는지는 별로 알려진 게 없다. 실제 황정아 의원이 발의한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은 1년 동안 계류 중이다.

과기정통부:5월 28일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행정시스템 혁신방안 등에 따라 지침, 규정 개정 등은 혁신본부를 통해 올해 하반기 중에는 상당 부분 정리가 될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중요한 사항들은 대부분 법률 개정이 수반되므로 하반기 국회 개원에 앞서 치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전략적 개정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

황정아 의원 발의안은 R&D 예산 편성권 이관 등에 관한 사항으로 관계부처 협의가 전제돼야 하는 사안으로 알고 있다.

졸속 추진 사업 많아 vs 제언 계속 청취

출연연:전략연구사업, 연구회 행정직 통합, 연구회 부설 AI 연구소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졸속적으로 추진된 사업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더 자세한 평가와 검토가 필요하다.

과기정통부:수십년에 걸쳐 고착화된 틀을 벗어나는 혁신의 출발점에 서 있는 만큼 많은 비판과 우려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출연연 발전을 위한 제언을 지속 청취하고 있으며 긍정적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더욱 자세히 챙겨보도록 하겠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이재명 정부 1년] AI가 과학을 집어삼켰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



포토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