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서울 핵심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이 잇따르며 도시정비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정부가 도심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압구정과 반포를 시작으로 성수동, 여의도 등 핵심 정비사업지에서도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과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가 잇따르면서 건설업계의 안전관리 체계가 시험대에 올랐다. 압구정·반포를 시작으로 초고층·복합개발 중심의 정비사업 수주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업계는 화려한 설계, 금융 지원을 넘어 현장 시공 품질·사업관리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서울 시내 재개발 공사 현장.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fe72a02841983.jpg)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30일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삼성물산도 같은 날 신반포19·25차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GS건설 역시 최근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확보하며 수도권 주요 정비사업 수주 행렬에 합류했다.
압구정과 반포에서 마무리된 대형 수주전의 열기는 하반기 성수동과 여의도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에서는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의 경쟁이 예상되고 있으며,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목화아파트도 시공사 선정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시장 분위기는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과 맞물려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수도권 매입임대주택 9만호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약 6만6000호가 서울·경기 규제지역에 집중 공급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1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과 공사비 급등으로 위축됐던 정비사업 시장이 서울 핵심 입지를 중심으로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최근 수주가 이뤄진 사업장의 공통점은 사업 규모뿐 아니라 시공 난이도가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압구정5구역은 최고 68층 규모의 초고층 재건축 사업으로 추진, 신반포19·25차 역시 최고 49층 규모로 계획돼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과 여의도 주요 재건축 사업장도 초고층 개발과 대규모 복합개발 방식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정비사업이 단순한 주거단지 건설을 넘어 도시개발 사업 성격을 띠고 있다고 평가한다. 초고층 건물 설계는 물론 깊은 지하 공사, 상업시설과 교통시설 연계까지 동시에 추진해야 해 공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압구정·반포·성수 등 한강변 사업장은 상대적으로 지반이 약한 지역으로 꼽힌다. 초고층 건물을 짓기 위해 깊은 지하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만큼 한강 물 유입을 막고 주변 지반의 변형을 최소화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는 "최근 정비사업은 단순히 노후 아파트를 새로 짓는 수준을 넘어 초고층 건축과 대규모 복합개발이 결합된 사업으로 바뀌고 있다"며 "건물 높이가 높아질수록 구조 안전성과 시공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설계부터 시공, 감리까지 전 과정에서 정교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사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안전관리와 품질 검증 체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에서는 철근 누락 논란이 불거졌고,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과정에서는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모두 대형 도심 인프라 사업 과정에서 시공 및 관리 체계의 중요성을 다시 부각시킨 사례로 평가된다.
건설사들은 수주전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과 디지털 트윈 기술, 스마트 건설 플랫폼 등을 적극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첨단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설계도면과 시공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여부라고 지적한다.
안전지표 자체는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2026년 1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건설업 사고사망자는 39명으로 전년 동기(71명) 대비 45.1%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초고층 재건축과 대형 복합개발이 늘어나는 만큼 공사 전 과정에 걸쳐 검증 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비사업의 초고층화와 복합개발은 일반 사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관리 역량을 요구한다"며 "향후 성수와 여의도 등 대형 수주전에서는 화려한 제안보다 실제 공사를 안전하게 완수할 수 있는 수행 역량이 조합원들의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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