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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121회 멈춘 서소문 사고⋯"상판 침하 뒤에도 166대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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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명 이용 서울역 북측 선로 막히며 KTX·경의선 사흘째 차질
노후 교량 7000개 시대⋯복합공사 확대에 "도시단위 '통합관제' 필요"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서울 도심 노후 인프라 철거 공사 사고가 전국 철도망 차질로 확산되면서 정부의 도심 공급 확대 정책에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여파로 KTX와 경의선 운행이 사흘째 차질을 빚는 가운데, 도심 복합개발 과정에서의 안전관리 기준 강화와 인허가 절차 재정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KTX·경의선 차질…서울역 북측 선로 의존 구조 드러나

28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여파로 이날 전체 열차 운행 횟수는 평시 683회에서 562회로 감소했다. 총 121회 운행이 중지되면서 운행률은 82% 수준에 머물렀다. 전날 전체 운행률은 80.8%였다.

서울시가 교량 철거 작업 중 상판 붕괴 사고가 난 서소문 고가차도에 대해 40시간에 걸친 완전 철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28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 주변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교량 철거 작업 중 상판 붕괴 사고가 난 서소문 고가차도에 대해 40시간에 걸친 완전 철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28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 주변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TX와 KTX-이음 등 고속열차는 76대 운행이 중지돼 운행률이 약 77% 수준까지 떨어졌다. 서울역~행신역, 서울역~청량리역 구간 운행이 중단됐고, 경의선 서울역~수색역 구간 전동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이번 사고는 서울역 북측 차량기지 진출입 선로가 막히면서 영향이 전국 단위로 확산됐다. 사고 구간은 KTX·일반열차·전동열차 차량이 동시에 이동하는 핵심 선로다. 코레일에 따르면 해당 구간 통과 열차는 평일 기준 하루 346대 수준이다.

서울역은 하루 평균 이용객이 30만명 안팎에 달하는 수도권 핵심 교통 허브다. 철도업계에서는 서울 도심 철도망이 특정 구간 의존도가 높은 구조라는 점이 이번 사고를 통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 징후 5시간 뒤 보고…안전조치 미흡 논란 확산

사고 대응 과정도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26일 오전 2시30분께 상판(슬래브)에 약 2.9㎝ 단차가 발생해 공사가 중단됐다. 그러나 이상 징후 보고는 약 5시간 뒤 이뤄졌다.

붕괴 전까지 차량 및 열차 통제도 실시되지 않았다. 사고 발생 전까지 KTX 66대를 포함해 총 166대 열차가 해당 구간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안전조치 미흡 의혹도 제기됐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구조물 보강 없이 다수 점검 인력이 동시에 구조물 위에 올라간 이후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 등을 포함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코레일 간 책임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교량 철거 작업 중 상판 붕괴 사고가 난 서소문 고가차도에 대해 40시간에 걸친 완전 철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28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 주변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서울 종로구 대왕빌딩 선거캠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26.5.28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는 철도 운행 제약으로 하루 평균 3시간 수준의 야간 작업만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레일은 서울시가 주간 교통 혼잡과 작업 위험성을 고려해 야간 작업 계획을 제출했다고 반박했다.

노후 교량 7000개 시대…도심 복합개발 리스크 부상

이번 사고는 노후 인프라 교체와 도심 정비사업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국토교통부 시설물통합정보관리시스템(FMS)에 따르면 전국 준공 30년 이상 노후 교량은 지난해 기준 7000개를 넘어섰다. 서울시 역시 1960~1980년대 집중 건설된 고가차도와 교량을 대상으로 철거 및 성능개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의 도심 개발 정책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는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사업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확대 등을 통해 수도권 광역교통망 재편과 도심 주택 공급 확대를 병행 추진 중이다. 올해부터는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 대상지 선정 절차에도 착수했다.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도 최근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여의도·성수·압구정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에서 대규모 사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서울시의 정비사업 인허가 물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사업 상당수가 기존 철도·도로·지하 구조물과 맞물린 도심 복합 공사 형태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안전관리 기준 강화와 인허가 절차 재정비가 현실화할 경우 공사 기간 증가와 사업비 부담 확대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안전보다 효율 우선 관행 여전"…통합 안전관리 체계 필요성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서소문 사고와 GTX 삼성역 철근 누락 문제를 언급하며 철저한 조사와 책임 규명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안전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관행이 여전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철도 지하화와 도심 정비사업 확대 속도를 고려하면 기존 안전관리 체계 재정비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는 "최근 도심 개발은 단순 재건축이 아니라 철도·도로·상하수도·지하 구조물이 동시에 맞물린 복합 사업 형태로 진행된다"며 "특히 서울역처럼 전국 철도망과 연결된 핵심 구간은 개별 현장 안전관리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는 공사 인허가 단계부터 철도 운영기관·지자체·시공사 간 통합 시뮬레이션과 위험도 평가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단순 시공 문제라기보다 계획·시공·감리·행정 감독 체계 전반에서 위험 징후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 사례에 가깝다고 본다"며 "노후 인프라 철거 사업이 증가하는 만큼 공사 단계별 안전 검증과 도시 단위 통합 관제 체계 강화 논의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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